포스텍 '고성능·고안정성 페로브스카이트 트랜지스터 세계 최초' 네이처 발표

기사등록 2026/07/02 00:08:06

p형 반도체 '10대 미래 난제' 풀고 세계 최고 성능·안정성 구현

페로브스카이트 트랜지스터 분야 최초 학술지 '네이처' 게재

[포항=뉴시스] = 포스텍 노용영 교수 연구팀이 반도체에 공기와 맞닿는 순간 표면에 있던 이온이 산화되며 망가지는 것을 막고, 성능·안정성을 끌어올린 차세대 반도체를 '네이처'에 발표했다. 사진 왼쪽부터 포스텍 화학공학과 노 교수, 박건웅·노유진 박사, 통합 과정 이동현씨. (사진=포스텍 제공) 2026.07.02. photo@newsis.com

[포항=뉴시스]송종욱 기자 = 사람에게 공기는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지만, 어떤 반도체엔 치명적인 독이다. 공기와 맞닿는 순간 표면에 있는 이온이 산화되며 결함이 생겨 망가진다.

포스텍 노용영 교수 연구팀이 이 골칫거리를 해결하고, 성능·안정성을 끌어올린 차세대 반도체를 ‘네이처'에 지난 1일 오후 4시(현지 시각)에 발표했다.

포스텍 화학공학과 노 교수·박건웅·노유진 박사·통합 과정 이동현씨 주도로 성균관대 박지상 교수 연구팀, 중국 전자과학기술대(UESTC) 아오 리우(Ao Liu)·휘휘 주(Huihui Zhu)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페로브스카이트 트랜지스터 연구 분야에서 네이처에 발표된 첫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스마트폰 속에 수많은 트랜지스터가 있다. 트랜지스터는 전기 신호를 켜고 끄는 작은 스위치로, 전자를 나르는 ‘n형’과 정공(전자가 빠져나가 생긴 자리)을 나르는 ‘p형’으로 나뉜다.
 
두 종류의 트랜지스터가 균형을 이뤄야 고성능·저전력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데, p형 트랜지스터 성능을 끌어올리기가 유독 까다로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선정 '반도체 분야 10대 미래 난제'로 꼽혔다.

주석 기반 페로브스카이트는 바로 이 난제를 풀 유력한 후보로 주목 받았다. 정공이 매끄럽게 흐르는 데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고성능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저온 다결정 실리콘(LTPS)으로 산화물 반도체에 맞먹는 성능을 낼 수 있다. 문제는 공기에 너무 약하다는 점이다.

표면에 남아 있던 미반응 주석 이온(Sn2+)이 공기와 만나 산화되면서, 전하 흐름을 막는 결함이 생겨났고, 그로 인해 반도체 성능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포항=뉴시스] = 포스텍 노용영 교수 연구팀이 반도체에 공기와 맞닿는 순간 표면에 있던 이온이 산화되며 망가지는 것을 막고, 성능·안정성을 끌어올린 차세대 반도체를 ‘네이처'에 발표했다. 사진은 표면 재구축 공정으로 개발한 세슘-주석-아이오딘(CsSnI₃) 박막 기반 트랜지스터. 표면 재구축 메커니즘(a). 트랜지스터 제작 모식도(b). 트랜지스터 전기적 특성(c-g). 웨이퍼 스케일 트랜지스터 대면·전기적 특성(h-i). 소자 열적 안정성(j). (사진=포스텍 제공) 2026.07.02. photo@newsis.com

연구팀의 해법은 '휘발성 표면 재구축‘이란 전략이다. 세슘-주석-아이오딘 반도체 표면에 칼륨 아세테이트를 처리하자, 성능 저하의 원인이었던 미반응 주석 이온이 휘발성 화합물인 주석 아세테이트로 바뀌어 공기 중으로 깔끔히 날아가 버렸다.

게다가, 주석 이온이 빠져나간 자리에 칼륨 아이오다이드가 자연스럽게 생성되며, 외부 환경으로부터 반도체를 지키는 '자가 방어층’이 형성되었다. 골칫거리는 증발시켜 없애고 빈자리는 보호막으로 메운, 일석이조 묘수였다.

그 결과, 소자를 켜는 데 필요한 문턱 전압이 낮아졌고, 정공 이동도는 50cm²/V·s를 넘어섰으며, 전류를 켜고 끌 때의 차이를 보여주는 전류 점멸비는 1억(10⁸) 이상을 기록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p형 페로브스카이트 트랜지스터 성능을 달성했다.

 주목할 부분은 공기 안정성이다. 애초의 소자가 공기 중에서 몇 분 만에 무너졌다면, 새 소자는 4시간 넘게 거뜬히 버텼다. 100℃의 가속 열화 조건에서도 한 달 이상 초기 성능을 유지했다.

연구팀이 확보한 높은 환경·열 안정성은 소자를 여러 층으로 쌓고 넓은 면적에 만드는 공정의 기반 기술이 될 전망이다.

노용영 교수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주제를 믿고, 지난 6년간 꾸준히 지원해 준 삼성디스플레이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덕분에 관련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네이처에 보고하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 Al 연산용 수직 적층형 DRAM 메모리 소자, 차세대 디스플레이 구동 회로와 웨어러블 기기, 고집적 반도체 소자 등 폭넓은 미래 전자 산업 분야 핵심 기술로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리더 연구 사업, 중견 연구자 사업, 삼성디스플레이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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