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韓쿠팡차별 보고서 발표…"국정원이 기기회수 강요"

기사등록 2026/07/02 02:04:54

美 하원 법사위 34쪽 보고서…韓 美기업 차별 주장

쿠팡 전 직원 접촉에 국정원 개입 정황 상세 기술

의회 첫 공식 보고서… 美국민·기업 피해 연결 주장

[워싱턴=뉴시스]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가 1일(현지 시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쿠팡의 중국 내 회수 작전을 강요했다는 내용을 담은 '경쟁 차단 : 미국인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사진=미 하원 법사위 보고서 표지 캡처). 2026.07.02.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가 1일(현지 시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쿠팡의 중국 내 회수 작전을 강요했다는 취지의 조사보고서를 공개했다.

하원 법사위는 이날 발표한 34쪽 분량의 중간보고서 '경쟁 차단 : 미국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 사실상 한국 정부의 쿠팡 차별을 주장하기 위해 작성됐다. 미 의회 차원에서 쿠팡 문제에 대한 공식보고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민감도가 낮은 정보들이 유출됐다고 주장했고, 사태 수습 과정에서 국정원이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상세 기술했다.

쿠팡은 국정원의 지시에 따라 정보를 유출한 전직 직원에게 연락을 취했고, 이 과정에서 국정원은 정부 차원에서 조율이 진행 중이며, 청와대에도 상황을 계속 보고하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쿠팡은 중국 상하이에 있는 로펌을 통해 하드드라이브 4개, 데스크톱 컴퓨터 1대, 그래픽카드 1개를 회수하는데 성공했고 이를 국정원에 알리자, 국정원은 정보기관이 중국에서 활동할 수 없으니 쿠팡이 직원을 보내 기기를 회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저스 대표는 진술했다.

또한 국정원은 이후 전직 직원에게 다시 연락해 진술서를 받도록 지시했고, 잠수부를 고용해 그가 상하이 강에 버린 노트북을 회수하라고 요청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를 불러 쿠팡 사태 관련 비공개 증언청취(deposition)를 진행한 지난 2월 23일(현지 시간) 워싱턴DC 연방하원 건물인 레이번 빌딩 법사위 사무실 현판이 보이고 있다. 2026.02.24. sympathy@newsis.com


보고서는 그러면서 "국정원이 회수 작전을 주도하고 실질적으로 관여했음에도 2025년 12월 26일 국정원은 이 작전과 관련해 쿠팡에 "어떠한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며 그러나 이는 앞서 살펴본대로 위원회가 소위원회가 확보한 문서 및 증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적시했다.

아울러 수집한 문건을 토대로 쿠팡 측이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도 소통해왔으며, 기기 회수 사실을 알리자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한국 정부 최고위층은 국정원이 회수 작전에 대해 쿠팡을 긴밀히 지시하고 있었으며 쿠팡이 이러한 지시에 따라 행동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 내용은 쿠팡의 자체 조사를 지시한 적 없다는 국정원의 입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지난해 말 로저스 대표가 국정원의 지시를 받아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고 발언하자,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국정원은 "자료 요청 외에는 쿠팡에 어떠한 지시·명령·허가를 한 사실이 없으며, 그럴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고발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로저스 대표를 포함한 쿠팡 전·현직 임원 7명이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연석 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2025.12.31. kgb@newsis.com

하원 법사위는 한국 정부의 과도한 대응과 차별이 존재했으며, 이는 쿠팡 주가 하락 및 관계사 매출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보고서에 담았다.

보고서는 "불만을 품은 전직 직원이 최근 쿠팡의 데이터 시스템에 무단 접근한 사건 이후, 한국은 쿠팡에 대한 공격을 정부 차원의 총공세로 확대했다"며 "한국 관리들은 반복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쿠팡의 영업 정지를 요구했으며 쿠팡을 범죄조직으로 지칭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10개가 넘는 서로다른 한국 정부 기관이 수십건의 무관한 조사를 개시했으며 4000건이 넘는 자료 제출 요구와 최소 652건의 쿠팡 직원 면담을 진행했다"면서 "한국 국정원은 데이터 사건 관련 기기와 진술서를 회수하기 위해 쿠팡 직원을 중국에 파견하도록 강요했다. 이후 국정원은 회수 작전에 대한 관여 사실을 공개적으로 부인했다"고 적었다.

또한 "한국의 쿠팡 공격 작전 이후 쿠팡의 시가총액은 40% 이상 하락했다"며 결과적으로 미국 투자자들과 쿠팡 플랫폼을 이용하는 미국 기업들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가 지난달 11일 총 6246억8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데 대해서는 "더 심각한 데이터 유출에 대해 한국 기업들에 부과된 벌금을 크게 상회한다"고 반발했다. 아울러 이러한 차별적 조치들이 미국 개별 가구에 3800달러의 비용을 부담시킬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375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낸 쿠팡에 과징금 총 6246억 8100억 원을 부과하기로 지난달 11일 의결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에 있는 쿠팡 본사 모습. 2026.06.11. xconfind@newsis.com


하원 법사위가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차별적 대우가 사실이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쿠팡 문제를 둘러싼 양국 긴장이 재차 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CNBC와 뉴욕포스트 등 일부 언론들은 법사위 보고서 내용을 즉각 보도했다.

보고서는 의회 차원의 조사 결과인 만큼 향후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의 주요 근거로 활용될 소지가 크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한국 상황을 미 정치권에서 이슈화 시키는 것에 한국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는데, 이러한 문제제기 역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하원 법사위는 지난 2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를 직접 불러 7시간 동안 조사하는 등 의회 차원 대응을 주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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