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남성 10명 중 8명 "육아휴직·근로시간 단축 사용 못해"

기사등록 2026/07/02 06:05:00 최종수정 2026/07/02 06:15:29

여성정책연구원 '중소사업체 근로자 일·생활 균형 실태' 보고서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모두 사용한 남성은 1.6%

"조직 내 선례 부족과 낮은 수용성으로 남성 사용률 더 줄어"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4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에스에서 열린 코베 베이비페어를 찾은 참관객들이 육아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04.3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중소기업의 남성 근로자 10명 중 8명은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슈페이퍼:중소사업체 근로자의 일생활균형 실태와 정책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육아휴직'은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가 최대 1년간 휴직할 수 있는 제도다. 다음달 20일부터는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최소 기간이 30일에서 1주일로 짧아진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12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가 1주일당 근로시간을 15시간 이상 35시간 이하로 줄일 수 있는 제도다.

자녀당 부모 각각 1년씩 최대 2년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미사용 육아휴직 기간이 있을 경우 그 기간의 2배를 가산해 최대 3년까지 활용 가능하다.

보고서는 100인 미만 민간 중소사업체의 근로자 1010명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의 인지도·사용 가능성·활용 경험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육아휴직의 인지도는 99.2%였으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또한 93.7%로 매우 높았다.

하지만 실제 이용 가능성은 낮았다.

육아휴직을 '필요한 사람은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응답이 32.1%였으며, '필요해도 자유로운 사용이 어렵다'는 응답이 49.6%, '필요해도 전혀 사용할 수 없다'고 답한 사람은 18.3%였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역시 '필요한 사람은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응답이 26.4%로 절반에 못 미쳤다. '필요해도 자유로운 사용이 어렵다'는 응답은 50.5%, '필요해도 전혀 사용할 수 없다'고 답한 사람은 23.0%로 조사됐다.

두 제도의 실제 사용률 또한 저조했다.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모두 사용한 적이 없는 응답자는 61.7%였다.

육아휴직만 사용한 응답자는 25.7%였으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만 사용한 경우는 5.9%에 그쳤다. 두 제도를 모두 사용한 경험 역시 6.6%로 매우 낮았다.

성별로 보면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뚜렷히 드러났다.

두 제도를 모두 사용한 여성은 8.8%였지만, 남성의 경우 그보다 7.2% 적은 1.6%에 불과했다. 또한 두 제도 모두 사용하지 않은 여성의 비율은 54.2%인 반면 남성은 78.8%에 달했다.

정성미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법적으로 보장된 제도라 하더라도 인력 부족, 업무공백 부담, 대체인력 확보의 어려움, 조직 내 눈치와 관리자 인식 등이 제도 활용을 제약하고 있다"며 "특히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은 조직 내 선례 부족과 낮은 수용성으로 인해 더 제한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돌봄 책임이 여성에게 집중되는 구조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 시 업무공백의 처리 방식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육아휴직 사용 당시 업무공백을 '남은 인력이 나눠서' 처리했다는 응답이 54.7%로 가장 높았다. 반면 '계약직 대체인력 추가 고용'은 23.5%, '새 정규직 인력 채용'은 17.1%에 그쳤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의 업무공백 또한 '남은 인력이 나눠서' 처리한 비율이 46.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정 위원은 "중소사업체의 일·생활 균형 문제가 단순한 제도 인식 부족이 아니라, 제도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조직 여건의 문제임을 보여준다"며 "정책 초점은 제도 홍보뿐 아니라 '사용 가능한 제도'로 정착시키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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