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평균소득 5467만원…농업소득 비중은 20% 안팎
"농업소득 '이중압박' 심화…농가 유형별 맞춤 정책 필요"
청년농·고령농·전업농 구분한 소득안정 체계 개편 제안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국내 농가의 연평균 소득이 5400만원을 넘어섰지만, 실제 농업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소득은 지난 30여 년간 1000만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농업소득은 정체된 반면 농외소득과 이전소득이 증가하면서 평균 농가소득이 높아 보이는 '착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회입법조사처 산업자원농수산팀은 최근 '농가 소득 문제와 관련 정책 개선과제'를 주제로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농가 특성별 소득 실태와 정책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고 30일 밝혔다.
간담회 발제를 맡은 유찬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농가경제조사 분석 결과를 토대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농업 경영비가 농업 총수입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는 '이중압박(Double Squeeze)'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농산물 판매가격은 정체되거나 불안정한 반면 영농 비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농업소득 기반이 약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농외소득과 이전소득 증가로 전체 농가소득은 늘었지만 농가소득에서 농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내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농가를 하나의 집단으로 보지 말고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소득 안정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규모화된 전업농의 경우 농업소득 의존도가 높은 만큼 자연재해와 가격 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를 함께 보장하는 '수입안정보험'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영세·고령농에 대해서는 농지 소유권은 유지하되 이용권을 법인 등에 이전하는 방식으로 공동·협업 영농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청년·신규농의 경우에는 현행 선택직불제를 메뉴형으로 개편해 겸업 활동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올해 처음 도입된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에 대해서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성과 평가와 정책 효과 분석을 충분히 거친 뒤 본사업 전환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장경호 농업제도정책연구원장은 "직불금은 통상 규범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농가에 가장 유리한 소득 보전 수단"이라면서도 "향후 농어촌기본소득과의 기능 중복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가 소득 정책은 단순한 농업 정책 차원이 아니라 미래 농업·농촌의 국가 비전 속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지연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은 "농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농사만 지어도 기본 생활이 유지되는 것"이라며 "정부의 잦은 농산물 가격 인하 정책이 농가소득의 이중압박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보조금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농업 구조는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산업으로 비치기 어렵다"며 "영농 진입기와 안정기, 은퇴기 등 생애주기별로 차별화된 소득 안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입법조사처는 "직불금 등 이전소득 확대도 중요하지만 지속가능한 농업과 농업인의 직업적 긍지를 위해서는 '이중압박' 상황에 놓인 농업소득 자체의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