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안에 계약해야"…동탄 규제 발표에 중개업소 '전화 불통'[르포]

기사등록 2026/06/30 20:20:25 최종수정 2026/06/30 20:24:03

LTV 70→40% 축소 직전 '막차 문의' 폭주

호가 하루 만에 3억원 낮춘 급매도 등장

동탄 내 중저가 단지에 막판 매수세 몰려

평택·오산 등 비규제지역 풍선효과 촉각

[화성=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정부는 최근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조정대상지·투기과열지구)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한다고 30일 밝혔다. 동탄구와 기흥구는 최근 반도체 호황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으로 구리시는 서울과 인접한 역세권이라는 이점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사진은 이날 경기 화성시 동탄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2026.06.30. jtk@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정재훈 인턴기자 = "아침에 동탄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출근했습니다. 평소보다 1~2시간 일찍 나왔는데도 전화가 계속 걸려와 아직 밀린 상담을 처리하고 있습니다"(동탄 한 중개사무소 대표)

30일 오전, 뉴시스 취재진이 방문한 경기 화성 동탄구 일대 중개사무소들은 통상 영업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보다 이른 9시께 문을 열었다. 정부가 이날 동탄구를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면서 규제 시행 전 계약을 마치려는 매수자와 갭투자가 막히기 전에 매물을 처분하려는 매도자의 문의가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이날 국토부는 경기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 3곳을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은 7월1일, 토지거래허가구역은 7월5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내일이면 대출 반 토막"…매수 막차에 비대면 계약까지

다음 달 1일부터 동탄구에서 아파트를 구매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무주택자는 70%에서 40%로 축소되고, 유주택자는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된다. 10억원짜리 아파트를 기준으로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7억원에서 4억원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다만 규제 시행 전날인 30일까지 금융회사 전산에 대출 신청이 접수됐거나 매매계약 체결과 계약금 납부가 완료되면 기존 대출 규정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이날 안에 계약을 마치려는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동탄역 인근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가계약만 해놓고 본계약을 남겨둔 매수자들의 문의가 많다"며 "직접 방문이 어려운 경우에는 비대면 전자계약으로라도 오늘 안에 계약서를 작성하려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도 막판 '갭투자' 매수를 자극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주택을 취득하면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과돼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에 규제 시행 전 전세가 낀 매물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날에는 이미 가격이 크게 오른 동탄역 인근 단지보다 10억원 안팎의 동탄호수공원 인근 단지에서 계약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규제 시행 전 막차를 타려는 갭투자 수요가 비교적 진입 부담이 낮은 단지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동탄호수공원 인근 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동탄의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벌어져 초기 자금 부담이 커진 만큼 10억원 이상 고가 단지보다 중소형·저가 단지에 문의가 집중된다"며 "기존 주택을 처분해 자금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의 5억원 안팎 매물 문의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세입자의 전세 만기가 임박한 매물도 인기를 끌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매수 후 곧바로 실거주해야 하기 때문에 세입자가 장기간 거주 중인 매물은 거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근 다른 중개사무소는 "세입자와 조기 퇴거 협의가 가능하거나 전세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매물을 중심으로 매수자를 연결하고 있다"며 "지금 새로 나오는 매물은 규제 시행 이후에는 거래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재훈 인턴기자 = 화성시 동탄구 여울동 '동탄역린스트라우스' 아파트 전경. 2026.06.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갈아타기 매도자 '발등에 불'…하루 만에 3억 내린 호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시행일인 7월5일을 앞두고 매도자들의 발걸음도 급해지고 있다.

특히 상급지로 갈아타기 위해 '선매수 후매도' 전략을 택한 집주인들의 부담이 커졌다. 새집을 먼저 계약한 뒤 기존 동탄 아파트를 팔아 잔금을 치르려 했던 경우, 7월 5일까지 매도가 이뤄지지 않으면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거나 실거주 의무로 기존 계약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매도자들은 가격을 낮춘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는 지난 29일 21억원에 매물로 등록됐다가 규제 발표 당일인 30일 18억원으로 호가가 하루 만에 3억원 낮아졌다.

다른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처분이 급한 매도자들이 먼저 가격 조정 의사를 밝히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동탄의 경우 역세권 등 인기 단지들의 경우 단기간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규제효과가 맞물려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규제 시행을 앞두고 일부 단지들에서 다주택자들의 가격조정된 급매물이 출회되고, 미리 사두려는 수요자들의 움직임 역시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규제 지정이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져, 시장이 받은 충격은 제한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가격이 급등하며 규제가 규제는 시간문제로 여겨졌고, 이에 대응하는 거래가 이미 마무리됐다는 것이다.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규제 시점이 7월 초냐, 세제 개편이 예정된 7월 말 이후냐를 두고 봤을 뿐 지정 자체는 다들 예상하고 있었다"며 "그 전에 거래가 어느 정도 이뤄져, 오늘 발표 이후 움직임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재훈 인턴기자 = 동탄역 인근 단지 중개사무소 모습. 2026.06.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평택·오산으로 옮겨가는 수요…풍선효과 조짐도

이번 규제 대상은 화성시 전체가 아니라 동탄구에 한정됐다. 이에 따라 행정구역 경계 밖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A 중개사무소 대표는 "호수공원 인근이나 중동 쪽 10억원 미만 단지로 갭투자 문의가 몰린다"며 "동탄구만 묶이다 보니 1~3㎞ 거리의 비규제 단지로 수요가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사무소 대표는 "동탄구가 묶였으니 시 경계 밖인 평택이나 오산이 다음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당시에도 효력 발생 직전 주말까지 규제 전 계약을 마치려는 매수자가 몰린 바 있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풍선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유리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이번에는 동탄과 반도체 생산 라인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어, 수요가 아주 광범위하게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풍선효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단기적으로 거래량 감소와 투자수요 위축은 불가피하지만, 신규 입주 물량 감소로 전월세 시장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수요가 인근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하는 또 다른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규제 시행 직전의 막차 수요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시장이 빠르게 냉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대출 규제 강화와 세제·청약 규제 등의 영향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단기적인 시장 냉각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크다"며 "규제 직후에는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를 보이면서 가격 상승세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15. kmx11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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