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에 소송 내려 개인정보 갖다 쓴 원장…대법 "처벌 못 해"

기사등록 2026/07/01 06:00:00 최종수정 2026/07/01 06:16:24

입학 시 수집한 이름·주소 변호사에게 전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기소…1·2심 유죄

대법, 무죄 취지 파기…"사회상규 일탈 아냐"

[서울=뉴시스] 학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입학 당시 수집했던 성명과 주소를 무단으로 변호사에게 전달해 재판에 넘겨진 유치원 원장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단을 받았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본관에 정의의 여신 디케상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6.07.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학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입학 당시 수집했던 성명과 주소를 무단으로 변호사에게 전달해 재판에 넘겨진 유치원 원장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단을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최근 경기 고양시 모 유치원 원장 A씨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상고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6월 학부모 B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는데, B씨 허락을 받지 않고 자녀 입학 당시 받아 둔 B씨 이름과 주소를 변호사에게 전달해 소장에 적게 했다는 혐의로 법정에 섰다.

검찰은 유아 학비지원금 신청 접수 목적으로 수집해 뒀던 B씨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목적과 달리 쓴 것은 개인정보처리자인 A씨의 위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A씨는 공소사실이 사회 상규에 벗어나지 않아 처벌할 수 없는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항변했지만, 1심은 "소송을 제기한 후 증거신청을 통해 B씨의 주소를 특정할 수 있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2심은 소장에 적은 B씨의 개인정보가 누설될 위험이 크지 않다고 보고 1심에서 선고된 벌금 100만원을 50만원으로 감형하되 유죄 판단은 유지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소장에 B씨의 성명과 주소를 적은 정도라면 처벌을 피할 수 있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소장에 B씨의 정보를 적을 때는 동의를 받지 않았지만, 최초 입학 당시에는 동의를 얻은 후 성명과 주소 등을 적법하게 수집했다는 점도 짚었다.

대법원은 "성명과 주소는 개인정보에 해당한다"면서도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민감정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사소송법상 소장에는 당사자의 성명과 주소를 기재해야 하므로 일정 부분의 개인정보를 기재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성명과 주소는) 민사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 정보"라며 "개인정보를 법원에 제출해 사회 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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