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韓·日식품사 싱가포르 합작 법인…'원롯데' 글로벌 공략 시동

기사등록 2026/06/30 10:08:22 최종수정 2026/06/30 12:56:24

신유열 이사회 의장 맡아 메가브랜드 육성·신시장 공략

호텔·바이오·벤처 이어 식품까지…한일 협업 전방위 확대

[서울=뉴시스] ] 롯데가 7월 초 싱가포르에 한국과 일본 롯데 식품 계열사의 합작법인을 출범한다. 지난 5월 싱가포르 현지에서 진행한 합작법인 사무실 개소식에서 (왼쪽 세 번째부터) 진영동 싱가포르JV 대표,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이시구로 일본 롯데제과 글로벌본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롯데가 한국과 일본 식품 계열사의 해외 사업 역량을 한데 모은 합작법인을 출범하며 '원롯데' 전략에 시동을 건다. 원재료 공동 구매나 제품 교차 판매를 넘어 생산·물류·마케팅을 통합해 아시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등 글로벌 메가 브랜드 육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30일 롯데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와 일본 롯데제과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사 이사회 의결과 관계국 기업결합 심사를 모두 마쳤으며 다음 달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번 합작법인 출범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추진해 온 '한일 원롯데 전략'의 핵심 성과로 평가된다. 신 회장은 그동안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정기적으로 주재하며 양사 협력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 왔다. 한국과 일본 내수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해외 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이다.

새 합작법인은 한일 롯데 식품사의 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사업별로 분산됐던 경영관리와 의사결정 체계를 일원화하고 생산·영업·물류 인프라를 연계해 운영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은 합작법인 이사회 의장을 맡아 양국 식품사의 시너지 창출과 해외 사업 전략을 총괄한다.

합작법인은 글로벌 메가 브랜드 육성, 원재료 구매부터 물류·마케팅까지 생산·판매 전 과정의 효율화, 공동 연구개발(R&D)을 통한 신제품 출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규 시장 진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 열린 롯데호텔앤리조트-롯데홀딩스 합작법인(JV) 설립 기념식에서 다마쓰카(왼쪽부터) 롯데홀딩스 대표, 후쿠이 롯데호텔스 재팬 대표, 정호석 롯데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호텔앤리조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한일 롯데는 식품에 앞서 호텔과 바이오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협업 모델을 구축해 왔다.

호텔 부문에서는 지난해 롯데호텔앤리조트와 일본 롯데홀딩스가 합작법인 '롯데호텔스 재팬(LOTTE HOTELS JAPAN)'을 설립했다. 일본 내 200여 개 부동산 자산을 활용해 직영과 위탁운영(MC) 방식으로 호텔 사업을 확대하고, 2034년까지 도쿄·오사카·오키나와를 중심으로 플래그십 호텔을 포함한 20개 호텔, 4500실을 운영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바이오 부문에서는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가 각각 80%, 20%를 출자한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중심으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바이오 기업과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분야에서도 한일 양국 롯데벤처스가 '엘캠프 재팬(L-CAMP JAPAN)'을 운영하며 양국 스타트업 발굴과 신성장동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식품 부문은 원롯데 전략이 가장 빠르게 진화한 분야다. 신 회장 주재의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 이후 공동 원재료 소싱과 공동 마케팅, 제품 교차 판매 등 협업 범위를 꾸준히 넓혀왔다.

롯데웰푸드 ';파이열매' (사진=롯데웰푸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롯데웰푸드는 일본 롯데의 수출 담당 조직과 협업해 양사 제품 교차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월 일본 롯데의 초코 미니 페이스트리 과자 '파이노미'를 국내에 '파이열매'로 선보였으며, 일본 롯데는 롯데웰푸드의 러버러버 젤리와 제로 젤리, 만두, 떡볶이 등을 일본 시장에 출시했다.

또 롯데웰푸드는 일본 롯데의 대표 빙과 브랜드인 '쿨리쉬(COOLish) 바닐라'를 '설레임 쿨리쉬 바닐라'로 국내에 출시했다. 일본 롯데의 빙과 브랜드를 현지 브랜드명과 제품 사양을 그대로 적용해 국내에 선보인 첫 사례로, 단순 제품 수입을 넘어 양사의 브랜드 경쟁력을 결합한 협업 사례로 평가된다.

원롯데의 첫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선정된 빼빼로도 양사의 해외 유통망을 활용해 판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롯데 베트남 법인을 통해 현지 유통망에 입점했다. 가나초콜릿을 비롯해 양사가 동일한 이름으로 운영하는 브랜드는 제품 규격과 패키지를 표준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양사는 교차 판매 성과를 분석해 전략 판매 상품을 확대하고 품목도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이 같은 협업은 실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4.4% 증가한 1조2047억원을 기록했고 일본 롯데제과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약 9000억원의 해외 매출을 올렸다. 글로벌 메가 브랜드 1호인 빼빼로의 해외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24%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33%로 확대됐다.

[서울=뉴시스] 석촌호수와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물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롯데는 이번 식품 합작법인 출범을 계기로 한일 롯데 식품의 아시아 사업 역량을 하나로 결집해 글로벌 메가 브랜드 육성과 신규 시장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호텔 합작법인 설립에 이어 식품 통합법인 출범까지 이어지면서 원롯데 전략이 선언적 구호를 넘어 실질적인 사업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한 계열사 간 협력을 넘어 공동 투자와 통합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면서 그룹 차원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계기로 한일 롯데 식품의 아시아 사업 역량을 하나로 모으게 됐다"며 “양사의 강점을 결집해 메가 브랜드를 함께 육성하고 신규 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