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 다시 하나로①]남부권 거점 메가시티 '100년의 서막'

기사등록 2026/06/30 09:00:00 최종수정 2026/06/30 09:36:51

40년 만의 재결합, '전남광주통합특별시' 7월1일 역사적 출범

인구 320만 명, 연간 예산 최대 25조…'빅3 슈퍼 지자체' 기대

민형배號, 시민주권·성장론 속 청사·조직·재정·인사 과제 첩첩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9일 광주·전남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광주시·전남도 공동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와 전남이 대도시 팽창과 분할 통치의 역사적 굴곡을 넘어 40년 만에 통합특별시로 다시 뭉쳤다. 수도권 일극에 맞선 대한민국 '빅3 메가시티'를 향한 국가적 결단이자 지방 분권의 새로운 판도를 여는 대장정이 시작됐다.

기대 만큼 우려도 적잖다. 자칫 '무늬만 메가시티'에 그치거나, '대도시 빨대 효과'가 심화될 경우 소멸을 되레 가속화시킬 위험도 존재한다. 연착륙을 위해선 재정 주권과 초광역 교통망, 산업 밸류체인 연계, 여기에 교육·복지 상향평준화까지, 산적한 난제들을 풀어갈 정교한 로드맵과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전남광주, 다시 하나로' 라는 주제 아래 320만 거대 지방자치단체 출범 배경부터 재정과 산업, 교통, 문화, 복지, 갈등 조정 등 10가지 핵심 의제를 집중 조명하고, 진정한 통합을 위한 해법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2026년 1월2일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광주·전남 대통합 추진 공동선언문'을 통해 남부권 거점 메가시티 탄생을 예고했다. 단순 행정절차를 넘어 1986년 광주가 직할시로 승격되며 분리된 지 40년 만에 다시 한 뿌리로 돌아가는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40년 만의 '한 몸', 빅3 지자체 탄생

두 단체장의 의기투합에 이재명 대통령은 1월9일 청와대 회동을 통해 "6월 지방선거 이전 통합"의 뜻을 밝히며 '통 큰 지원'을 약속했고, 1주일 뒤 김민석 총리는 ▲파격적 재정 지원 ▲통합시 위상 강화 ▲공공기관 우선 이전 ▲산업 활성화 등 통합 인센티브 4대 원칙을 제시했다. 거대 여당도 힘을 보탰다. 당·정·청이 든든한 뒷배를 보장한 셈이다.

선언 6개월 만에 결실을 맺은 통합특별시는 인구 320만, 지역내총생산(GRDP) 최소 150조, 연간 예산 최대 25조 원 규모의 거대 지방정부로 서울, 경기와 함께 '빅3 지자체'로서의 몸집과 위상을 확보하게 됐다. 마산·창원·진주 등 기존 통합 사례를 압도하는 규모로, 수도권 일극을 딛고 남부권에 새로운 성장 엔진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합 도전 '3전4기'…특별법에 담긴 비전

행정통합은 1995년 첫 시도 후 2001년, 2020년까지 3차례 실패 끝에 3전4기에 성공했다. 도청 이전 문제와 주도권 갈등으로 번번이 무산됐으나 이번엔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두 단체장의 강력한 의지, 여기에 '정권초 레짐파워'가 더해지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 대통령도 "지방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며 힘을 실었다.

'통합의 꿈'은 특별법으로 구체화됐다. 3월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은 통합의 법적 기반이 되고 있다. 5편 408개 조문으로 구성된 특별법은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400개 가까운 파격적 특례를 포함하고 있다. 통합시장은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차관급 부시장도 4명까지 두도록 했다.  교부세 산정과 지방채 발행, 지방세 감면을 특례로 묶어 '재정 가뭄' 역시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정부가 직접 밝힌 '매년 5조 원, 4년 간 최대 20조 원'의 지원 패키지는 통합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핵심 장치로 평가받고 있다. 청사는 광주(상무)·무안(남악)·전남 동부(순천)에 기능별로 배분하는 '분산형 시스템'을 도입, 지역 균형발전을 꾀하도록 설계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전남광주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이 재석 175인, 찬성 159인, 반대 2인, 기권 14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2026.03.01. kkssmm99@newsis.com

◆민형배號 키워드는 '시민 주권과 전략적 투자'

민형배 초대 통합시장은 시정의 핵심가치로 '시민주권'을 첫 손에 꼽았다. 1호 공약인 '시민주권 정부'는 하향식 관행에서 벗어나 시민이 정책과 예산에 직접 참여하는 시민주도형 모델을 의미한다.

특히, 정부 지원금 20조 활용법으로 제시한 '8:1:1 원칙'은 미래를 향한 삼성·SK하이닉스의 800조 투자와 맞물려 전략적 설계로 주목 받는다. 전체 80%는 반도체·AI·에너지 등 첨단산업 기업 유치에 집중 투입해 자생적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10%는 미래인재 양성, 나머지 10%는 정주 여건 개선과 사회안전망 구축에 사용해 지역의 기초체력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두 축으로 한 천문학적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계획과 맞물려 연관 산업과 기업을 유치하고 반도체 클로스터 인프라를 조성하는데 마중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성장통 넘어 도약으로" 연착륙 해법은

장밋빛 청사진 뒤에는 해결해야 할 난제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주청사 등 상징성 논쟁은 기본이고, 자본과 인프라가 대도시로 쏠리며 농어촌이 소외되는 '빨대 효과'도 중장기적으론 우려되는 대목이다. 기존 '광주광역'시의 구심점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고, 공공기관 통폐합 과정에서 크고 작은 마찰도 출범 초기 넘어야 할 산이다.

이미 주청사와 공공기관 통폐합, 근무지를 두고 현장에선 파열음이 일고 있고, 가칭 '광주행정청' 신설과 호남고속도로 확장, 공공기관장 임기 등 현안들을 놓고도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군공항, SRF, 공공기관 2차 이전을 둘러싼 권역간 주도권 갈등이나 혐오시설 기피 현상도 해법이 필요한 사안들이고, 통합지원금이 '꼬리표 없는 순수 국고'가 아닐 경우에 대비한 재정 대책도 필요한 실정이다.

통합시의 성패는 결국 재정, 인사, 조직, 정체성, 여기에 더해 주청사를 대표되는 '상징 행정'을 둘러싼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고, 상생형 광역정부 모델을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한 지자체장 출신은 30일 "단순 합병을 넘어 수도권에 맞서는 강소국 개념의 초광역 로드맵이 필요하고, 특히 첫 1년, 임기 4년, 향후 10년 단위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 과정에서 강력한 통합 리더십과 결단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대성 전남연구원 상생협력단장은 "통합시는 압도적 성장과 시민주권이라는 두 개의 초광역 성장엔진으로 구동되는 권역정부이자 이재명 정부의 5극3특을 실현하는 초광역 자치정부"라며 "40년의 분절 끝에 하나돼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만큼 걱정과 우려는 당연한 것으로, 이를 극복하는 지역민의 집단 지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광주시청-전남도청 전경. (사진=뉴시스DB)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