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만원선 깨지며 한때 8957만원까지 후퇴
ETF 자금 유출, 매파 연준, 중동 리스크 등 '3중 악재'
"바닥 치고 반등할 것" vs "더 떨어질 수 있다"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비트코인이 9000만원선을 내주며 시가총액 순위도 글로벌 17위까지 밀려났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과 매파적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달러 강세에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이미 바닥을 통과했다는 낙관론과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신중론이 맞서며 향후 가격 흐름을 둘러싼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29일 시가총액 집계 사이트 컴퍼니스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1조1820억달러(약 2800조원)로 글로벌 자산 시가총액 순위 17위를 기록했다. 메타와 삼성전자, 마이크론테크놀로지, SK하이닉스에도 뒤처진 상태다.
가격도 약세를 이어갔다. 이날 새벽 비트코인은 9000만원선이 무너지며 한때 8957만원까지 밀렸다. 오전 10시40분 기준 빗썸에서 전 거래일보다 1.14% 내린 8998만원에 거래됐다.
달러 기준으로도 6만달러선이 붕괴됐다. 같은 시각 글로벌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비트코인이 5만9159달러에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해진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올해 2월 미국과 이란 군사 충돌 여파로 하락했던 가상자산 시장은 이달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반등 기대감이 커졌지만, 후속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을 공격하고 미국이 군사적으로 대응하면서 양측 종전 합의가 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수급 여건도 녹록지 않다. 이번달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자금이 집중된 반면,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자금 유출과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체제의 매파적인 연준, 7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오른 달러 강세 등 악재가 겹치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요 코인의 주간 수익률은 비트코인 -5.4%, 이더리움 -8.1%, 솔라나 -2.9%, 트론(TRX) -1.7%로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지수(-4.6%)와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면서 "현물 ETF 자금 유출과 위험자산 약세, 스트래티지 자본구조에 대한 우려, 바이낸스 유럽 규제 이슈가 겹치며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억제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가상자산 규제 법안인 클래리티 액트(Clarity Act) 연내 통과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며 "상원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트럼프 일가 관련 윤리 조항 등을 둘러싼 대립이 이어지면서 일정이 확정되지 않고 있으며,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 연내 통과 가능성이 41%까지 하락하는 등 시장 참여자들 심리도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바닥 이미 왔다 vs 더 떨어진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초와 마찬가지로 비트코인 바닥과 향후 가격 흐름을 놓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비트코인 강세론자로 알려진 샘슨 모우는 29일(현지시각) 자신의 엑스(X)를 통해 "전통적인 4년 반감기 사이클은 이미 앞당겨졌다"며 "비트코인의 바닥은 이미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모우는 "일부는 사이클만을 근거로 앞으로 4개월 뒤 바닥이 올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비트코인은 2024년 4월 반감기보다 37일 먼저 사상 최고가(ATH)를 기록했다"며 "사이클을 믿는다면 오히려 반감기 사이클이 앞당겨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회장은 28일(현지시각) 엑스에 '스트래티지 트래커(StrategyTracker)' 차트를 공개했다.
차트에는 비트코인 가격 추이와 함께 스트래티지의 매수 시점이 표시돼 있다. 특히 2024~2025년 공격적인 매수 행보가 두드러졌으며, 평균 매입단가도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일러는 "우린 더 많은 차트가 필요할 것(We're gonna need more charts)"이라고 적으며 추가 매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 비트코인 보유 전략을 당분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적지 않은데, 5만50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마커스 틸렌 10x리서치 창업자는 비트코인이 8~10월 사이 5만5000달러 수준에서 바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코인데스크의 제임스 반 스트라튼 수석 애널리스트도 장기 지표인 200주 이동평균선을 근거로 현재보다 15% 이상 추가 하락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현재 200주 이동평균선을 시험하고 있는 가운데 온체인 데이터는 5만~5만4000달러 구간이 다음 핵심 매매 공방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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