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서 장거리 순항미사일 1100발 사용
토마호크 1000발·패트리엇 1200발도 소모
“서태평양 분쟁 대비 공백 커졌다” 우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이 이번 주 방산업체에는 재고가 줄어든 미사일·요격탄의 생산 확대를, 의회에는 이란전 비용과 미사일·요격탄 재고 보충을 위한 추가 예산 승인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전은 미군의 미사일·요격탄 재고를 크게 줄였다. 미국은 서태평양 유사시에 대비해 확보해 둔 장거리 스텔스 순항미사일 약 1100발을 사용했다. 이는 미국이 현재 보유한 재고와 맞먹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미군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1000발 넘게 발사했다. 이는 미국이 1년에 구매하는 토마호크 물량의 약 10배에 해당한다.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소모도 컸다. 미군은 이란전에서 1200발이 넘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사용했는데, 한 발 가격은 400만달러가 넘는다. 정밀타격미사일과 에이태큼스(ATACMS) 등 지상발사 미사일도 1000발 이상 사용돼 재고가 우려할 만한 수준까지 줄었다고 미 국방부 내부 추산과 의회 관계자들이 전했다.
다만 이 같은 소모가 곧바로 이란전 수행 능력 부족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미 중부사령부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투 재개를 결정하더라도 필요한 무기는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 비용과 재고 보충에 700억달러의 추가 예산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요청은 의회에서 거센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상원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키려면 초당적 지지가 필요한데, 민주당 의원 대부분은 자신들이 반대하는 전쟁에 돈을 대는 데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패티 머리 민주당 상원의원은 행정부가 이란전의 목표와 명분, 비용에 대해 기본적인 설명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료·주거·보육 예산은 없다고 하면서도 국민이 지지하지 않는 전쟁에는 막대한 세금을 쓰려 한다고 지적했다.
의회에서는 반대가 크지만, 생산을 맡은 방산업체들은 오히려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백악관에서 24일 열린 회의에서 방산업체들은 생산설비를 늘리려면 정부의 장기 발주와 추가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방산업체의 투자 우선순위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행정부는 방산업체가 생산시설 투자보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우선해 왔다며 압박하고 있다. 국방 당국자들은 방산업체들이 새 공장과 장비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아 무기 생산 속도가 기대만큼 빨라지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해 왔다.
다만 방산업체의 돈을 생산 투자로 돌린다고 해도 미사일이 곧바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생산 확대 발표가 실제 증산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레이시온은 지난 2월 토마호크 미사일 생산량을 연 90발에서 1000발로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미사일 몸체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공급할 업체부터 새로 확보해야 했다.
레이시온은 미사일 부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산업용 3D프린터로 금속 부품을 만드는 캘리포니아 스타트업 다이버전트와 협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실제 납품하려면 여러 차례 인증 시험을 거쳐야 해 생산 확대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이런 병목 때문에 미 국방부는 기존 방산업체만으로는 생산 속도를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보고 자동차 업계처럼 기존 방산업체가 아닌 제조업체와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록히드마틴과 제너럴모터스(GM)의 방산 자회사 GM디펜스는 지난주 미사일·탄약 생산 확대 등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란전은 당장의 전투보다 중국과의 충돌에 대비한 미국의 장기 무기 재고에 더 큰 부담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방산업체에는 증산을, 의회에는 추가 예산을 압박하고 있지만, 줄어든 미사일·요격탄 재고를 되돌리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