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너지통계연보 통해 '전력 자립도' 분석
경북·충남·강원·전남·인천, 쓰는 것보다 2배 생산
서울, 자립도 10.4%…대전·광주·충북·대구도 낮아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우리나라는 발전소가 몰려 있는 지역과 전기를 많이 쓰는 지역이 같지 않습니다. 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에서 소비량보다 훨씬 많은 전기를 생산해 다른 지역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달리 적용하는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입니다.
발전소가 가까워 송배전 비용이 적게 드는 지역은 전기요금을 낮추고, 발전소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은 요금을 더 부담하는 방식입니다.
이에 지역별로 전기요금이 어떻게 달라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28일 뉴시스가 정부·에너지경제연구원의 '지역에너지통계연보(2024)'에 기반해 전력 자립도를 분석한 결과, 전력 자립도가 가장 높은 곳은 경북(215.6%)이었습니다.
이어 충남(213.6%), 강원(212.8%), 전남(197.9%), 인천(186.3%), 부산(173.9%) 순이었습니다.
전력 자립도는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해당 지역에서 얼마나 소비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전력 자립도가 200%에 육박한다는 것은 해당 지역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2배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기는 쌓아둘 수 없기에, 인근의 다른 지역으로 보내고 있단 것입니다.
반면 서울의 전력 자립도는 10.4%에 그쳤습니다. 서울에서 사용하는 전기 가운데 서울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10% 정도뿐, 나머지 약 90%는 다른 지역에서 끌어 쓰고 있는 셈입니다.
서울뿐만 아니라 대전(3.1%), 광주(9.3%), 충북(10.8%), 대구(13.1%) 역시 자체 발전이 거의 없어 다른 지역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력 자립도가 높은 지역은 지역에서 쓰는 것 이상의 전기를 만들기 위한 발전소가 많은 곳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전국에서 발전량이 가장 많은 곳은 충남(10만5984GWh)입니다. 국내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기 60기 중 28기가 밀집해 있는 지역입니다.
이어 한울·월성 원자력본부가 있어 원전만 13기가 가동 중인 경북(9만4656GWh),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가 다수 자리한 경기(8만7647GWh) 등입니다.
문제는 전기를 많이 만드는 지역이 전기를 많이 쓰는 지역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지역은 경기(14만312GWh)였습니다. 이어 충남(4만9627GWh), 서울(4만9219GWh), 경북(4만3898GWh), 경남(3만6352GWh)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발전소와 전력 소비지가 멀어질수록 송배전망 비용도 커집니다.
그동안 한국전력공사는 이런 송배전망 구축·운영 비용을 전국민이 내는 전기요금으로 회수해 왔습니다.
전국에 동일한 전기요금이 적용되다 보니 발전소 인근 지역에서는 불만이 적지 않았습니다.
지역에서 쓰고도 넘칠 만큼의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발전소를 짓고,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송배전 비용까지 사실상 동일하게 부담해 왔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추진하는 것은 이런 지역 간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는 취지입니다.
다만 어떤 지역을 같은 요금 권역으로 묶을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당초 전력 당국은 수도권·비수도권·제주권 등 3개 권역으로 구분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지역 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수도권 안에서도 서울과 인천의 전력 자립도가 크게 다르고, 비수도권도 지역별 여건이 제각각이라 수도권·비수도권으로 구분하는 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정부는 우선 발전사들이 한전에 전기를 팔 때 적용하는 전력 도매요금부터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도입하려고 합니다.
이후에는 소비자가 실제로 내는 전기요금인 소매요금으로도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지역별 요금제를 통해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철강이나 석유화학 등 전기 다소비 산업의 전기요금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내다봅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최근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나 제철소 이런 곳은 지역별 요금제가 적용이 돼야 될 것으로 보여진다"며 "송전망 비용, 전력 자립도, 국가 균형 발전 요소 등 3개 요소를 고려해 적정하게 전력 요금에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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