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고시 중단 조건부터 무효"…청문서 부당결부금지원칙 등 다툴 듯
농식품부 "허가조건 장기 미이행"…송옥주 "국회 의견 듣고 결정해야"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농림축산식품부가 대한산란계협회에 대한 설립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협회가 대형 로펌을 선임하고 청문과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협회는 설립허가 당시 부과된 '가격고시 중단' 조건 자체가 위법해 허가취소도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향후 법적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국회와 대한산란계협회 등에 따르면 협회는 법무법인 김앤장을 선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계란값 담합 제재와 농식품부의 설립허가 취소 건에 대한 대응에 착수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25일 협회에 설립허가 취소를 위한 청문을 다음달 15일에 실시한다고 통보했다.
협회는 청문에서 설립허가 취소 처분의 근거가 된 '가격고시 중단' 허가조건 자체가 위법하다는 점을 핵심 쟁점으로 제기할 예정이다. 이는 행정법상 부당결부금지원칙으로, 농식품부가 제시한 허가조건이 법인 설립요건과 무관해 해당 조건을 근거로 설립허가를 취소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취지다.
또 법인설립 허가 직후부터 가격고시 중단 조건의 법적 근거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농식품부가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농식품부가 공정거래법 위반을 이유로 허가조건을 부과한 것은 권한 범위를 벗어난 행정이라는 주장이다.
협회는 약 570개 회원농가가 가입해 국내 산란계 사육 규모의 90%를 대표하는 생산자 단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협회는 청문 이후에도 허가취소 처분이 내려질 경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 행정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농식품부는 설립허가 취소 검토가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만을 이유로 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농식품부가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허가조건 준수 여부와 법령 위반의 내용 및 정도, 위반행위의 지속성, 공익 저해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립허가 취소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산란계협회가 설립허가 당시 산지가격 고시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음에도 이후에도 가격고시를 지속했고, 정부가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산지가격 조사·공표와 표준거래계약서 도입 등 대체 방안을 마련했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협회가 해산되더라도 정책 공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양계협회에도 산란계 농가 약 80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고, 산란계협회가 해산되면 양계협회 가입 농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향후 계란 생산자와의 협의는 양계협회를 통해 추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협회는 현재 회원 대부분이 양계협회에서 분리돼 별도 단체를 설립했으며, 전국 산란계 농가를 대표하는 단체가 사실상 사라질 경우 정부와 생산자 간 공식 소통 창구가 약화되고 정책 추진에도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송옥주 의원은 "농민단체를 해산하는 것은 가벼운 일이 아니다. 7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구성되면 국회의 의견과 입장을 충분히 듣고 조치해도 늦지 않다"며 "계란 생산자들과의 갈등 심화는 농정 추진은 물론 물가 관리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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