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지방흡입 수술이 복부 등 특정 부위의 지방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이후 체중 관리에 실패할 경우 오히려 다른 부위의 지방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3일(현지 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지방흡입은 주로 복부나 허벅지 등 특정 부위의 피하지방을 제거하는 시술로, 고압수, 레이저, 초음파 등을 이용해 지방세포를 분해한 뒤 흡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비교적 안전한 수술로 알려져 있지만, 멍이나 출혈(혈종), 피부 표면이 울퉁불퉁해지는 비대칭 결과, 혈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수술 이후 장기적인 체형 변화다. 지방세포는 체내에서 일정한 수를 유지하려는 특성이 있는데, 지방흡입으로 특정 부위의 지방세포가 물리적으로 제거되면 그 부위는 다시 같은 방식으로 지방이 늘어나기 어렵다.
하지만 체중이 다시 증가할 경우 남아 있는 지방세포가 다른 부위에서 더 크게 팽창하는 ‘보상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로 인해 복부 지방을 제거한 뒤 오히려 허벅지나 엉덩이 쪽 지방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 퓨리티 브리지 클리닉의 성형외과 전문의이자 영국미용성형외과학회 회장인 노라 너전은 "지방흡입으로 제거된 지방세포는 다시 생기지 않는다"며 "하지만 이후 체중이 증가하면 다른 부위의 지방세포가 커지면서 체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방흡입은 체중 감량 치료가 아니라 체형을 다듬는 시술"이라며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이 국소적인 지방 제거를 위해 받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더 우려되는 점은 지방이 단순히 피하지방에만 다시 쌓이는 것이 아니라, 장기 주변에 축적되는 '내장지방' 형태로 증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내장지방은 간, 췌장, 장 등 주요 장기 주변에 위치하며, 과도하게 증가할 경우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고혈압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흡입은 피부 아래에 있는 피하지방만 제거할 수 있으며 내장지방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수술 이후 체중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장지방 비율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해당 내용은 '임상 내분비학 및 대사 저널'에 발표된 2012년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건강한 체중의 여성 36명을 대상으로 지방흡입 전후 변화를 추적한 결과, 복부 지방은 제거됐지만 6개월 뒤 내장지방이 약 10%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이를 ‘보상성 증가’로 설명하며, 신체가 피하지방 감소를 감지할 경우 생존을 위해 내장지방을 늘리는 방향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변화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런던 캐도건 클리닉의 성형외과 전문의 툰치 티리아키는 "모든 사람이 지방흡입 이후 내장지방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미 제2형 당뇨병이나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경우 내장지방이 더 쉽게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서는 운동 습관이 체형 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도 제시됐다. 지방흡입 이후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 그룹에서는 내장지방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결국 지방흡입의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술 자체보다 이후 생활습관 관리가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노라 너전은 "지방흡입으로 제거된 지방은 다시 생기지 않지만, 체중이 증가하면 반드시 다른 곳에 지방이 쌓이게 된다"며 "수술을 단순한 체중 감량 방법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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