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화장실만 들락"…참다간 '이 질환' 놓친다

기사등록 2026/06/26 01:01:00 최종수정 2026/06/26 02:12:24

남성암 1위 전립선암, 늦게 발견시 생존률 ↓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로 조기 발견 가능

[서울=뉴시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가 발표한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이 폐암을 제치고 통계 공표 이래 처음으로 남성 암 발생률 1위에 올랐다.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잔뇨감, 야간뇨 등 배뇨 불편감은 전립선비대증의 대표 증상이다. 이런 증상을 오래 참다 병원을 찾았다가 전립선암까지 함께 발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두 질환은 전혀 다른 병이지만, 같은 장기에서 발생하고 배뇨 증상이 겹치는 탓에 비대증 검사 중 암이 우연히 확인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증상을 참고 미루다 뒤늦게 내원하면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도 있다.

26일 보건복지부·중앙암등록본부의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통계 공표 이래 처음으로 남성암 발생 1위를 차지했다. 전립선암 5년 상대생존율은 96.9%로 높지만, 다른 장기로 원격전이된 후 발견되면 51.2%로 뚝 떨어진다.

문제는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증상이 없어도 검사받아야 하는 이유다.

전립선암 조기 발견의 핵심은 전립선특이항원(PSA) 혈액검사다. PSA는 전립선에서만 생성되는 효소 물질로, 대부분 정액으로 배출되고 소량이 혈액으로 들어간다. 혈액 검사로 PSA 농도를 측정해 전립선 질환 여부를 확인하거나 치료 효과를 판정하는 데 활용된다. 채혈 한 번으로 확인할 수 있어 검사 부담이 적다.

모든 일반인에게 전립선암 조기 검진 차원에서 PSA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은 아직 논란이 많으나 미국 비뇨기과학회(AUA) 및 미국암학회(ACS)에서는 50세 이상부터 PSA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남성의 PSA 검사 경험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2000년)과 스웨덴(2007년)에서는 50세 이상 남성의 PSA 경험률이 모두 56%였지만, 한국은 2020년 일반 남성 400명 조사에서 16%에 그쳤고 PSA에 대한 인지도는 10% 수준이다.
 
이러한 정보의 격차는 최근 3년간 53개 병원의 전립선암 환자들의 비율을 전수 조사한 연구 결과로 나타났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한국 환자의 저위험암 비율은 10% 미만, 고위험암은 50% 이상이었고, 일부 기관에서는 60~70%까지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PSA가 일찍 보편화된 국가에서 저위험 암 비중이 확대된 패턴과 정반대 모습이었다.
 
PSA 수치가 기준보다 높다고 해서 곧바로 전립선암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전립선암 외에도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에서도 수치가 상승할 수 있으며, 비뇨의학과 전문의가 환자의 나이, 증상 정도, 최근 수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 검사 여부를 결정한다.
 
대한전립선학회 2026년도 진료 지침에 따르면 과거 PSA가 정상 범위(≤4 ng/㎖)일 때에는 일반적으로 생검을 시행하지 않으나, 최근 연구를 통해 일부 전립선암, 특히 임상적으로 공격적인 형태이거나 소세포 신경내분비암과 같은 특수 아형에서는 PSA가 정상 범위임에도 불구하고 암이 존재할 수 있음이 밝혀지면서 전문의의 진료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특히 MRI(자기공명영상)에서 특정 병변(PI-RADS 4점 이상)이 관찰될 경우 PSA 수치와 무관하게 전립선암의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며 조직검사를 권유하고 있다. 피검사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지만, 추가 검사를 미루는 것도 금물이다.
 
태범식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PSA 수치가 높아도 전립선비대증이나 염증 때문인 경우가 많아 수치만으로 암을 단정할 수 없다"면서도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 추가 검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립선암은 병기와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암이 전립선 안에 국한된 초기라면 수술(근치적 전립선 절제술)이나 방사선치료가 주된 선택지다. 최근에는 로봇수술이 보편화되면서 출혈과 회복 기간이 크게 줄었다.

진행 속도가 느린 저위험 초기암의 경우 즉각적인 치료 대신 정기적으로 경과를 지켜보는 적극적 감시 요법을 택하기도 한다. 암이 주변 조직이나 림프절로 퍼진 경우에는 수술·방사선치료에 호르몬치료를 병행하며, 원격전이 단계에서는 호르몬치료와 항암치료가 중심이 된다.
 
태범식 교수는 "전립선암은 병기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양하고 예후도 좋은 편이지만, 그만큼 조기 발견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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