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고점 대비 28%·은 50% 넘게 하락
귀금속·가상자산서 빠진 자금, 반도체주로 이동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주도 새 베팅처로 거론
마켓워치는 24일(현지시간)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금 가격이 온스당 4000달러 아래로 밀렸다고 보도했다. 은 가격도 온스당 6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은이 60달러 선을 밑돈 것도 약 7개월 만이다.
가격을 끌어내린 요인으로는 미국 달러 강세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가 꼽힌다. 인플레이션 억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인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발언 이후 시장에서는 올해 안에 금리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졌다.
워시 의장은 지난주 연준 의장 취임 후 첫 공식 발언을 했다. 스티븐 이네스 SPI애셋매니지먼트 매니징파트너는 이 발언 이후 시장이 워시 의장을 더 강경한 물가 대응 쪽으로 해석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을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라고 부른다. 화폐 가치가 훼손될 것에 대비해 금, 은, 비트코인처럼 달러가 아닌 자산을 사들이는 투자 방식이다. 그러나 달러가 강해지고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이들 자산을 빠르게 팔아치우고 있다.
금과 은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기록적인 랠리를 펼쳤다. 금은 온스당 5600달러 안팎까지 올랐고, 은도 121달러를 넘어섰다. 당시 귀금속은 엔비디아·애플 등 미국 대형 기술주 7곳을 뜻하는 ‘매그니피센트7’보다도 가격 상승에 베팅한 자금이 많이 몰린 거래로 꼽혔다.
달러 강세도 뚜렷하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는 이달 들어 2.8% 올랐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거의 1년 만에 가장 큰 월간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다.
금과 은의 약세는 지난주 이전부터 이미 시작됐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귀금속과 가상자산에서 빠져나와 최근 강세를 보이는 반도체주, 특히 메모리칩 관련주로 이동하고 있다.
해킷은 귀금속 매도의 직접 계기는 달러 강세이고, 그 달러 강세의 배경에는 연준의 금리 인상 경계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자들이 귀금속 보유 물량을 한꺼번에 팔아치우는 과정에서 연준과 달러 강세가 매도 이유로 쓰이고 있다고 봤다.
은은 금보다 더 가파르게 움직였다. 은은 귀금속이면서 동시에 산업용 원자재 성격을 갖고 있어 금리와 경기 전망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네이트 밀러 앰플리파이 ETF 상품개발 부사장은 금리가 오르면 이자가 붙지 않는 금과 은을 들고 있을 유인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금에 대해서는 반등 가능성을 보는 시각도 있다. 벤 맥밀런 IDX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책임자는 금리 상승 우려와 기존 투자자들의 매도가 금값 하락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면서도, 이번 하락이 장기 투자자에게는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피터 그랜트 자너메탈스 수석 금속전략가는 금값의 다음 주목할 가격대로 온스당 3800달러를 제시하며, 올해 4500달러까지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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