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원베일리, 펜스 설치 추진했지만…서초구 제동

기사등록 2026/06/25 05:00:00 최종수정 2026/06/25 05:48:24

입주민 3분의 2 동의로 안전문 설치 신청

구청 "특별건축구역 요건 변경…심의 필요"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 단지 입구 모습. 2024.09.18. ks@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초고가 신축 아파트 '래미안 원베일리'가 단지 외곽에 펜스와 안전보안문을 설치하려 했지만 관할 구청에 의해 반려됐다. 커뮤니티시설과 공공보행로 개방 등 개방성 확보를 전제로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은 취지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청은 지난 2일 래미안 원베일리 생활지원센터(관리사무소)에 보낸 공문을 통해 '안전보안문 증설 행위허가 신청'을 반려처리했다고 통지했다.

앞서 래미안 원베일리 입주민대표회의(입대의)는 올해 초 입주민 3분의 2 동의를 받아 구청에 펜스와 안전보안문 18개소 설치를 허가해달라고 신청했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2023년 준공한 반포의 대장 아파트 단지다. 지난해 6월 전용 84㎡(12층)가 72억원에 손바뀜하며 3.3㎡(평)당 2억원을 넘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단지는 한강 접근을 보장하는 공공보행통로 설치, 스카이커뮤니티 등 일부 커뮤니티 시설을 외부에 개방하는 조건으로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돼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서초구청은 "단지 외곽에 입주자 전용 보안문을 설치해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특별건축구역 지정 당시 핵심 심의 요건인 '담장 설치 지양 및 열린 주거문화 형성을 위한 개방형 생활가로 조성'과 상충된다"며 "특별건축구역 지정 목적과 필요성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것에 해당돼 서울시 건축위원회 변경심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반려 이유를 밝혔다.

서초구청은 입대의 측에서 제출한 안전보안문 설치 계획을 토대로 서울시에 질의해 특별건축구역 지정 재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서면 답변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단지의 통경축(조망을 확보하는 열린 공간)을 막고 통행을 제한해 특별건축구역 지정 요건에 중대한 변경이 발생한 사유에 해당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청이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생활지원센터에 보낸 공문 사진. (사진=독자 제공) 2026.06.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반려 통지를 받은 래미안 원베일리 측은 이날 입대의 회의를 열고 후속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대응 방안으로는 반려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거나, 건축사사무소 자문을 받아 대안 설계를 해 서울시 건축변경심의를 받는 방법이 거론된다.

펜스 설치 논의에 참여한 한 입주민은 "특별건축구역 허가를 받았던 종로 아파트도 펜스 설치 허가를 받아서 공사한 전례가 있다"며 "난간도 1.2m로 낮고, 공공보행로를 막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받으면 큰 문제가 없으니 절차대로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개방성 확보를 전제로 인센티브를 받은 정비사업 단지가 준공 후 펜스를 설치하거나 커뮤니티시설 개방 제한을 시도하는 일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하철 수인분당선 개포동역과 대모산 사이에 위치한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는 등산객 등 외부인이 단지 내를 오가는 일이 잦아지자 펜스를 설치했다. 이에 강남구청이 조합장을 공동주택관리법 위반으로 고발했지만 처분은 벌금 100만원에 그쳤다.

래미안 원베일리도 지난 2024년에는 커뮤니티 시설 개방 범위를 지역 주민으로 축소하는 것을 놓고 조합과 입대의가 갈등을 빚었다. 이에 서초구청이 이전 고시를 취소하는 강경 대응에 나선 뒤 시설 개방에 협의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현재 공동주택관리법 등 법령에 따라 행위 허가를 심의해 처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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