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데이터연구소 '기독교인의 우울 경험과 인식 조사'
우울증 공개 의향 32% 그쳐…차별적 시선·낙인 우려
기독교인 33%, 최근 1년간 2주 이상 지속적 우울 경험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개신교인 3명 중 1명이 심각한 정서적 위기를 겪으면서도 교회 공동체 내에는 이를 털어놓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공개된 목회데이터연구소의 '기독교인의 우울 경험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독교인이 우울증에 걸렸을 때 목회자나 주변 성도들에게 그 사실을 공개하겠다는 비율은 32%에 불과했다.
반면 '공개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34%, 판단을 유보한 '보통'은 35%로 집계돼, 우울 증상을 경험한 성도 10명 중 7명꼴(69%)이 교회 안에서 자신의 아픔을 숨기거나 드러내기를 꺼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우울증을 겪었을 때 '출석교회 교인에게 이야기'(17%)하거나 '목회자에게 상담·기도를 요청'(14%)하는 등 교회 내 시스템을 통해 아픔을 공유하는 비율은 10%대에 머물렀다.
이 같은 배경에는 교회 내 우울증에 대한 편견과 차별적 인식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 전체 개신교인의 29%는 '우울증은 본인이 나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으며, 28%는 '매우 영적인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고 여겼다.
전체 응답자의 29%는 우울증을 겪는 성도에 대한 교회 내 부정적·차별적 시선이 존재한다고 인식했다. 특히 실제 우울 증상을 경험한 성도들 중 37%가 차별적 시선이 있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실제 정서적 아픔을 겪는 성도들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우울은 한국 교회 안에서도 흔한 문제였다. 최근 1년 사이 2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 증상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33%로, 기독교인 3명 중 1명꼴이었다. 일시적인 우울감을 경험한 비율은 14%, 우울감을 경험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47%였다.
우울증 원인은 신앙적 결함보다는 현실적 환경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았다. 개신교인들이 우울 증상을 겪게 되는 계기로는 '경제적 문제'가 4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건강 문제'(36%), '가족 문제'(32%), '취업·직장·학업 스트레스'(31%) 순으로 나타났다.
우울 증상이 지속될 때 '교회의 도움을 기대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34%에 달했다. 개신교인의 79%는 교회 내에 상담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외부 전문 상담가'(42%), '상담 전문 목회자'(30%), '상담 전문 교인'(30%) 순으로 인프라 구축을 희망했다.
보고서는 "우울증을 신앙 부족이나 영성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한국 교회가 정죄의 시선을 거두고, 위기에 처한 성도를 품는 '돌봄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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