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출통제·밀수 단속에 공급난 심화
中 AI 기업, 국산 칩 대체 한계에 수요 지속
GPU 임대료도 미국 수준으로 상승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에 수출이 제한된 엔비디아 AI 서버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이 암시장에서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FT가 취재한 중국 현지 반도체 거래상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간판 AI 서버인 'DGX B300' 가격은 최근 6개월 사이 400만 위안(약 9억원)에서 800만 위안(약 18억원) 이상으로 뛰었다.
해당 제품은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아키텍처(설계 구조) 기반 GPU 8개가 탑재된 모델이다. 미국 내 정상 출시가가 40만 달러(약 6억2000만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암시장에서 무려 3배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는 셈이다.
엔비디아의 워크스테이션용 칩 'RTX PRO 6000 블랙웰' 가격도 올해 초 5만 위안(약 1000만원) 선에서 현재 최대 13만 위안(약 2500만원)까지 올라 2.6배 급등했다. 해당 제품은 스타트업들이 거대언어모델(LLM) 등 생성형 AI 서비스를 도입할 때 주로 활용한다.
미국 수사 당국은 지난 3월 약 25억 달러(약 3조8000억원) 규모의 엔비디아 서버를 중국으로 밀반출하려 한 혐의로 서버 제조사 슈퍼마이크로의 공동 창업자 등을 기소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블유씨씨에프테크는 "이 사건 이후 우회 수출 기지로 통하던 대만과 말레이시아 당국까지 자국 유통망 단속에 나서면서 암시장 중개인들이 감수해야 할 리스크와 조달 비용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의 정책도 시장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중국 정부는 화웨이 등 자국 AI 반도체 업체 육성을 위해 외국산 고성능 칩 의존도를 낮추려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엔비디아 칩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여전하다. 개발 생태계, 소프트웨어 호환성, 실제 서비스 운용 경험에서 엔비디아 제품이 우위를 갖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중국 거래상들은 최신 제품뿐 아니라 구형 GPU까지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사재기 수요도 커졌다.
칩 공급난은 중국 내 AI 생태계 전반으로 번졌다. FT는 "과거 미국보다 저렴했던 중국 내 GPU와 AI 인프라 대여 비용이 공급 부족 여파로 현재는 미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싼 사례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중국 AI 기업들은 미국의 수출통제, 중국의 국산화 정책, 암시장 공급 부족이라는 세 가지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갈등이 길어질수록 엔비디아 칩의 희소성은 더 커지고, 중국 AI 업계의 고비용 구조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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