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법과 충돌…대구시 사례 참고
시행령 개정이 지름길…전망은 불투명
서울시의회는 지난 24일 본회의에서 '서울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조례에는 70세 이상 서울 시민에게 버스비 일부를 면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공약한 내용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지원 방법 등을 정하는 절차를 밟게 됐다. 앞서 시는 70세 이상 중 K패스 혜택을 적용 받지 못하는 월 15회 미만 이용자에게 버스비를 전액 면제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시는 노인 단체 등이 참석하는 공청회를 거쳐 구체적인 버스비 면제 방안을 정할 계획이다.
이제 서울시의 다음 과제는 올 하반기 중에 조례를 제·개정해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높이는 것이다. 이 절차가 완료돼야 대중교통 무임 연령을 70세 이상으로 통일할 수 있다.
지하철 무임 연령을 높이는 것은 버스비 면제에 비해 난도가 높은 작업이다. 현행 법률·시행령과 서울시의 계획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가 조례에서 지하철 무임 연령을 70세 이상으로 높일 경우 상위 규범인 법률과 어긋나게 된다. 서울시는 상위 규범과의 충돌 문제를 대구시 사례를 참고해 돌파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구시는 만 75세 이상 시내버스 무임 교통 지원 사업을 2023년 7월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이후 대구시는 지하철 무임 연령은 65세에서 매년 1세씩 올리고 시내버스는 75세에서 매년 1세씩 낮추고 있다. 2028년에는 시내버스와 지하철 모두 만 70세 이상 무료로 통일된다.
대구시가 이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주무 중앙 부처인 보건복지부의 반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대구시 사례를 근거로 복지부를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의 고민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노인복지법 시행령을 고치는 것이다. 노인복지법이 '65세 이상의 자에 대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시행령 문구를 70세 이상으로 개정하면 된다. 이 경우 서울시는 조례 개정과 공청회 등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밟지 않아도 된다.
이에 서울시는 복지부에 시행령 개정을 건의할 방침이다. 복지부가 전향적으로 나올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 국무회의에서 출퇴근 시간 어르신 무료 이용을 제한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대한노인회가 반발하면서 흐지부지된 바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3분의 2 이상 의석을 차지한 12대 서울시의회가 서울시의 이번 정책에 동의하고 조례 개정에 협조할지도 관건이다. 오 시장과 국민의힘이 11대 의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지난 23일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을 통과시키자 민주당은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박수빈 대변인은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고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하는 안건들이 6·3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법적 기한을 넘겨 기습적으로 제출됐고 충분한 검토도 없이 국민의힘에 의해 초스피드로 처리됐다"며 "제12대 서울시의회의 출범과 함께 견제와 균형이라는 의회의 기능이 정상화될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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