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상 최초로 9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상승 랠리를 펼치던 국내 증시가 하루 만에 급격한 폭락장을 연출하며 무너져 내리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 동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혼란이 빚어지면서,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 종목의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진입한 투자자들 사이의 공포감도 급격히 확산되는 모습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2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11% 폭락한 8375.31을 기록 중이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0.34% 소폭 밀린 9083.54로 출발했으나, 개장 직후 외국인과 기관의 강력한 매도세에 낙폭을 키우며 9000선과 8500선을 차례로 깬 뒤 8400선마저 무너뜨렸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 역시 7.00% 급락한 900.65을 가리키며 900선 안착 여부를 시험하고 있다.
지수 하락은 시가총액 1·2위를 독식하고 있는 반도체 대장주들의 급락에서 비롯됐다.
같은 시각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8.77% 내린 32만2500원, SK하이닉스는 11.55% 급락한 258만20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지수 상승을 이끌던 반도체 투톱이 동반 흔들리면서, 해당 종목의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파생 상품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전장 대비 17.5% 하락한 2만3310원에 거래 중이며,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 역시 17.8% 밀린 2만1460원을 가리키고 있다.
기초자산의 변동 폭이 더 컸던 SK하이닉스 관련 레버리지 상품의 타격은 더 크다.
'RIS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이날 하루동안 23.9% 내린 2만8100원, 'SOL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역시 24.3% 급락한 2만7990원까지 밀려났다. 본주 하락 폭의 두 배를 웃도는 충격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와 종목 토론방 등지에서는 "2만9000원대에 600주 샀는데, 회복 가능한가요", "들어온지 반나절 만에 -15%라니 어떻게하면 좋을 지 모르겠다" 등 고점 추격 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하소연과 원금 손실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매수 직후 불과 반나절 만에 -15%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는 이들부터, 고가에 진입해 대규모 원금 유실 위기에 처했다는 사연이 잇따르는 한편 "과대 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큰 만큼, 오는 24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와 가이던스를 확인하며 대기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최근 흥행에 성공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유입된 자금 규모가 상당했던 만큼, 이번 하락장에서 비롯된 투자자들의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보고 있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의 자금 순유입 현황에서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전체 2위를 차지했다. 일주일 간 해당 상품에 유입된 자금만 3624억원에 달한다.
기간을 한 달로 늘려도 상황은 비슷하다. 자금 순유입 상위 10위권 내에 포함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4개에 달한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인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도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8조4786억 원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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