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중 몰리자 일부 美 식당, 자동 팁 18%→20% 인상
"300달러 먹고 팁 4달러"…낯선 팁 문화에 계산서 갈등
팁 익숙지 않은 해외 팬들 겨냥…美 식당가, 월드컵 기간 자동 청구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내 월드컵 개최 도시의 일부 식당이 외국인 손님이 받은 계산서에 자동 팁을 추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식당 서빙 직원과 바텐더 등 팁 노동자의 기본급이 낮아 팁이 사실상 임금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뉴욕의 한 바텐더는 16일 아르헨티나와 알제리의 경기를 보러 온 외국인 단체 손님이 약 300달러어치를 주문한 뒤 팁으로 4달러가량만 남기고 갔다고 전했다. 그는 “정말 심했다”며 “생활비는 팁에 기대는데, 팁이 너무 적을 때가 많아 그마저도 믿고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액시오스는 수백만 명의 월드컵 방문객에게 미국식 팁 관행이 가장 낯선 경험 중 하나라고 전했다. 상당수 국가에서는 팁이 의무적 관행이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팁이 종업원 임금과 직접 연결돼 있다.
미국 연방 기준상 고용주는 팁을 받는 노동자에게 시간당 2.13달러의 낮은 현금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 팁까지 합쳐 시간당 7.25달러의 연방 최저임금에 못 미칠 때만 고용주가 부족분을 메우는 구조다.
애틀랜타에서 브런치 식당 체인을 운영하는 테네시아 머리 버틀러 대표는 월드컵 기간 자동 팁 비율을 기존 18%에서 20%로 올렸다고 밝혔다.
버틀러 대표는 자동 팁 인상이 월드컵 기간 종업원 수입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종업원들에게 회사가 이들의 수입을 우선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조치”라고 말했다.
자동 팁 논란은 미국 팁 제도의 오래된 임금 구조 문제로도 이어진다. 액시오스는 노예제 폐지 이후 식당업계가 흑인 노동자에게 낮은 임금을 주면서 팁으로 임금을 메우게 했다는 노동단체의 지적을 전했다.
경제분석 전문가들은 서빙 직원이 최저임금을 온전히 받고 그 위에 팁을 받는 주에서 팁 노동자의 빈곤율이 낮다고 분석했다. 캘리포니아, 미네소타, 몬태나처럼 서빙 직원이 일반 최저임금을 보장받는 주와 연방 기준의 낮은 팁 노동자 최저임금을 따르는 주 사이에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반면 팁을 받지 않는 노동자의 빈곤율은 최저임금을 온전히 보장하는 주와 낮은 팁 노동자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주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문제는 손님이 팁을 얼마나 주느냐만이 아니라, 팁을 임금으로 계산하는 제도 자체라는 지적이다.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도 개막을 앞두고 노조 소속 서빙 직원과 바텐더들이 파업을 예고했다. 다만 노조와 사측이 합의하면서 파업은 벌어지지 않았다. 해당 노동자들은 30% 임금 인상을 얻어냈다.
자야라만 대표는 월드컵이 팁 노동자의 취약한 현실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팁 수입은 달마다, 근무 시간마다, 계절마다 달라지지만 월세와 생활비는 줄지 않는다”며 “오르기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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