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된 그들, 법원 판단은 무죄…왜?

기사등록 2026/06/20 16:18:55 최종수정 2026/06/20 16:38:25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잇따라 무죄 판결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법원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남성들에게 잇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국식)는 최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6)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살펴보면 A씨는 지난 2023년 11년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플랫폼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현금 및 서류 전달 업무를 제안받고 같은해 12월29일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돈을 가지고 나온 피해자 2명에게 각각 1000만원씩을 받았다.

또 이듬해 1월9일에는 마찬가지로 검찰과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속은 다른 피해자로부터 현금 600만원을 넘겨받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딸이 보증을 섰는데 돈을 갚지 않아 잡고 있다. 돈을 주지 않으면 나체사진을 찍어 유포하겠다" "정보 유출 피해자인지 확인하기 위해 대출을 받아 돈을 가상계좌로 입금해야 되는데 은행이 끝났으니 내일 금융감독원 직원을 보내주겠다" 등의 보이스피싱 조직의 거짓말을 믿고 돈을 인출해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취업과정과 업무지시 방법 등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을 볼 때 피고인이 자신이 수거한 현금이 보이스피싱 범행의 편취금일 가능성을 인식했던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드는 측면은 있다"면서 "다만 경계선지능인인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범행의 전체적인 거래구조를 파악하고 (본인 업무가)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인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날 허위거래로 계좌에 이체내역을 남긴 뒤 대출 승인을 받아주겠다는 불법대출업자에게 자신의 은행계좌를 넘겼다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계좌가 사용된 60대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4단독 권순범 판사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방조 혐의로 기소된 B(63)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B씨는 지난해 2월 대출을 알아보던 중 B씨 명의의 계좌로 돈을 이체한 뒤 재이체하는 방법으로 허위 거래내역을 만들면 대출을 해줄 수 있다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말에 속아 계좌를 넘겼다가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금 입금계좌로 사용됐다.

권 판사는 "공소사실에서도 대출을 위한 거래실적을 만드는 행위가 어떤 법률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인지 특정되지 않았다"며 "그 행위가 금융실명법에서 규정하는 은닉, 자금세탁행위,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 및 강제집행 면탈에 준하는 탈법행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권 판사는 B씨의 행위에 대해선 "금융거래의 외형을 만들기 위해 성명불상자로부터 금원을 이체받고 이를 다시 이체했으므로 자기 명의에 의한 금융거래행위"라며 "피고인이 계좌번호를 제공하면서 자신의 계좌번호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될 것이라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무죄 판단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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