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되지만 까다로운 급여 기준에 사용 어려워"
오남용 우려로 추가 제한까지…"기준 합리화 필요"
"진료지침과 급여기준 간 괴리…패러다임 변했다"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동일한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이 지난 2월부터 건강보험급여 적용을 받게 됐으나, 까다로운 급여 기준 때문에 막상 사용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급여기준 상 오젬픽은 메트포르민과 설폰요소제를 2~4개월 병용 투여했음에도 당화혈색소가 7% 이상인 환자 중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이거나 인슐린 요법을 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3종 병용요법(메트포르민·설폰요소제·오젬픽)의 급여가 인정된다.
인슐린 병용요법의 경우 인슐린을 2~4개월 이상 투여했음에도 당화혈색소가 7% 이상이거나, 오젬픽과 메트포르민 투여에도 7% 이상인 경우에 한정됐다.
또 오젬픽은 같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약물에 적용되는 급여 기준에 더해, 추가적인 제약을 받는다. ▲과거 투약 이력 제출 ▲당화혈색소 및 체질량지수 정기 평가 의무화 ▲처방기간 3개월 제한 등 추가 기준이 예외적으로 적용됐다.
이 약이 비만약 위고비와 동일 성분의 약물인만큼, 복지부는 항비만 목적으로 오남용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란 입장이지만 의료 현장과 환자의 불만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당뇨병 치료의 패러다임은 단순한 혈당조절을 넘어 심혈관계·신장 질환 등 합병증과 장기 예후까지 고려하는 통합적 접근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찍부터 GLP-1 치료제를 쓰는 조기 개입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GLP-1의 대표 약 오젬픽의 경우 혈당조절을 넘어 심혈관계·신장질환 위험 감소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KDA), 미국당뇨병학회(ADA), 유럽당뇨병학회(EASD) 등의 주요 진료지침 역시 통합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GLP-1 같은 심혈관계·신장 보호 효과가 입증된 치료 옵션을 조기부터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보험급여 기준(당뇨병용제 일반원칙)은 GLP-1 같은 최신 치료제를 사용하기에 앞서 메트포르민, 설폰요소제 같은 기존 혈당관리 중심의 치료를 우선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가의 최신 진료지침과 실제 급여 기준 간 괴리가 크다"며 "대한당뇨병학회는 작년 진료지침 개정을 통해, 과거 모든 환자에게 우선 사용하던 메트포르민을 더 이상 필수적인 1차 치료로 권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 중심의 통합 치료를 위해 급여 기준을 개정해야 한단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GLP-1 같은 심혈관계·신장 보호 효과가 입증된 치료 옵션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며 "국내 당뇨병 환자의 절반이 동반질환을 가진 상황에서 통합 관리율은 15.9%에 그치고 환자 중심의 맞춤형 통합 치료 옵션의 적용이 지연되는 구조적 한계를 가졌다"고 말했다.
현행의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선 메트포르민, 설폰요소제 중심의 단계적 치료 요건을 완화해야 한단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치료제 계열과 무관하게 '2종 이상의 경구용 혈당강하제 사용 후에도 혈당 조절이 불충분한 환자'이거나 '심혈관계 질환 또는 만성 신장질환을 동반한 고위험군 당뇨병 환자'라면 과거 치료 이력과 관계없이 초기부터 GLP-1 기반의 통합적 치료 접근이 가능하도록 급여 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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