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넘, '스타머 참패' 영국개혁당에 압승…"노동당 변할 마지막 기회"
스타머 "당대표 경선, 국가에 나쁜 일…어떤 도전에도 맞서 써울 것"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앤디 버넘(56)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이 19일(현지시간) 메이커필드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했다.
집권당 노동당 소속인 버넘 당선인은 하원에 재입성하면서 지난 지방선거 참패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키어 스타머 총리에게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BBC와 가디언에 따르면 버넘 당선인은 전날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전체 4만5510표 가운데 54%인 2만4927표를 얻어 압승했다. 2위인 영국개혁당(Reform UK) 후보는 9231표 뒤진 1만5696표(35%)를 얻는데 그쳤다.
이번 보궐선거 투표율은 58.75%로 지난 총선보다 6%p 상승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버넘 당선인이 스타머 총리에 맞서 노동당 당대표직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기 위해 노동당 소속 현역 의원이 전격 사퇴하면서 치러져 주목을 받았다. 노동당 당대표 경선은 현역 하원의원만 출마할 수 있다.
버넘 당선인은 19일 승리 연설에서 영국개혁당을 크게 따돌린 이번 승리가 노동당에 주어진 마지막 변화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노동당은 지난 지선에서 영국개혁당에 참패했고 스타머 총리는 총리직과 노동당 대표직 사퇴 압박에 직면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선거 결과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유권자들은 변화를 위해, 런던 정치권에 외면돼 온 북부와 소외 지역에 더 많은 권한을 주기 위해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노동당이 변화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오늘 밤의 결과는 미국식 분열 정치의 길에서 벗어나, 통합과 희망에 기반한 새로운 정치를 만들 기회를 열어줬다"며 "이 기회를 붙잡아 나라의 진로를 바로잡고 갈라진 민심을 다시 모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버넘 당선인이 지난 지선에서 약진했던 영국개혁당을 9000표 차이로 꺾은 것은 버넘 당선인이 총리감이라는 노동당 의원들과 당원들의 인식을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리사 낸디 문화장관 겸 하원의원은 "메이커필드 보궐선거는 역사가 만들어지는 순간"이라며 "버넘 당선인이 최고 팀으로, 최고 의사결정 테이블로 돌아와 그 변화를 이끄는 데 도움을 준다면 노동당은 정말 강한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버넘 당선인과 웨스 스트리팅 전 보건장관도 스타머 총리를 축출하기 위한 노동당 당대표 경선을 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타머 총리에게 공식적으로 도전하기 위해서는 노동당 하원의원 전체 20%인 81명 이상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
스트리팅 전 장관은 이르면 다음주 스타머 총리를 축출하기 위한 당대표 경선을 요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버넘 당선인 캠프는 스타머 총리가 스스로 퇴진 일정을 제시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러나 스타머 총리는 당내 압박에도 총리직과 당대표직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앞서 프랑스 에비랑레벵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당대표 경선은 국가에 나쁜 일이 될 것"이라며 "어떤 도전에도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버넘 당선인이 당대표직에 도전하는 대신 그레이터 맨체스터시장 보궐선거에 전념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스타머 총리는 19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버넘 당선인의 보궐선거 승리에 대해 "유권자들은 분열과 증오 대신 노동당의 희망과 낙관의 캠페인을 선택했다"는 입장을 게재했다.
스타머 총리는 경기 침체, 공공서비스 복구 실패, 생활비 급등, 주택 가격 상승, 복지개혁 정책의 잦은 변경 등 실책으로 지지율이 하락했다.
그가 이끄는 노동당은 지난달 7일 치러진 지선에서 1400개 이상의 의석을 잃었다. 특히 텃밭인 웨일스에서는 100년만에 정권을 뺏겼고 스코틀랜드에서도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영국개혁당은 엄격한 이민 통제와 이민자에 대한 사회적 혜택 제한, 문화적 좌파주의 축소, 경제 전망 개선 등을 원하는 노동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노동자들을 흡수하며 지방선거에서 1450개 가량의 의석을 차지했다. 특히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의회에서는 주요 야당으로 부상했다.
노동당 의원 100명 가량은 지선 참패 이후 스타머 총리에게 사퇴를 요구하거나 퇴진 일정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스트리팅 전 보건장관과 존 힐리 전 국방장관 등이 스타머 총리의 지도력과 정책을 비판하며 사퇴하는 등 내각도 분열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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