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투자·금융보증 총동원…AI 컴퓨팅 시장 공략 가속
앤트로픽 앞세워 고객 확보…자체 AI 칩 TPU 직접 판매도 추진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구글이 엔비디아가 독점해온 인공지능(AI) 칩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AI 컴퓨팅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막대한 자금력과 수년간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체 AI 칩인 TPU 사업을 확대하며 엔비디아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뉴욕주 서부 온타리오호 인근 '레이크 매리너'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32억 달러 규모의 금융 보증을 제공했다. 이 시설의 컴퓨팅 자원은 AI 기업 앤트로픽에 임대될 예정이다.
이는 엔비디아가 자사 GPU 판매를 늘리기 위해 활용해온 전략과 유사하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사업자에 금융 지원을 제공하고, 투자금이 다시 칩 구매로 이어지는 이른바 '순환 금융' 구조를 활용해 왔다.
구글은 오랫동안 TPU를 자사 내부에서만 사용해 왔지만, 최근 외부 고객에게도 개방하며 클라우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기술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지난해 구글의 7세대 TPU 공개 당시 "이것이 엔비디아 지배력의 종말인가"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앤트로픽은 해당 칩을 활용해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있다.
그러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구글의 도전을 공개적으로 평가절하해 왔다. 그는 지난 4월 인터뷰에서 "TPU의 비용 우위를 보여주길 바란다. 내 생각엔 말이 안 된다"며 "우리의 시장 도달 범위는 어떤 TPU나 ASIC도 따라올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구글은 블랙스톤과는 50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서비스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해 엔비디아 칩만을 사용하는 코어위브, 네비우스 등과의 경쟁에 나섰다. 또 지난달에는 TPU를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고, AI 추론에 특화된 첫 TPU도 공개했다.
실제로 일부 고객사는 TPU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기업 시타델 시큐리티스는 TPU를 활용해 주요 작업 비용을 최대 30% 줄이고 처리 속도는 최대 4배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엔비디아의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다.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CUDA로 불리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고성능 네트워크 장비를 기반으로 강력한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부 클라우드 업체들이 엔비디아 칩 배정 물량을 잃을 것을 우려해 경쟁사 제품 도입을 꺼리는 이른바 '젠슨 감옥'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의 최대 강점은 자금력이다. 구글은 최근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해 850억 달러 규모의 자본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루이지애나주의 70억 달러 규모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리버 벤드'와 텍사스주의 AI 컴퓨팅 프로젝트에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금융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 AI 인프라 총괄 아민 바흐다트는 "엔비디아는 파트너이자 경쟁자"라며 "우리의 목표는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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