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100조원 시장으로 성장 전망
중독 위험 없는 진통제 시장 수요 커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마약성 진통제의 대안으로 떠오른 비(非)마약성 진통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일라이 릴리는 비마약성 만성 통증 치료제 개발 기업인 4E 테라퓨틱스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4E는 중독 위험이 낮은 비마약성 통증 치료제 개발사다. 말초 감각 신경세포 내 MNK-eIF4E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해 만성 통증을 치료하기 위한 먹는 MNK 억제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중 '4ET1103'은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했다.
앞서 릴리는 작년 5월에도 만성 통증 환자를 위한 차세대 비마약성 치료제 개발사 사이트원 테라퓨틱스를 최대 10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당시 확보한 비마약성 진통제 후보 'LY4515100'은 말초신경계에 주로 존재하는 나트륨 이온 채널 Nav1.8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이 같은 인수의 핵심 목적은 비마약성 만성 통증 치료제의 확보다. 지난 몇 년 간 미국을 중심으로 오피오이드 중독 문제가 지속되면서 '중독 위험이 없는 진통제'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이전까지 수술 후 통증과 암 통증 등 미국에서 중증 급성 통증 환자에 사용할 수 있는 진통제는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뿐이었다. 매년 80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중증도~중증 급성 통증을 치료하고 있으며 이중 절반이 오피오이드를 처방받았다.
오피오이드(Opioid)는 펜타닐, 모르핀, 헤로인, 메타돈 등이 포함된 마약성 진통제로, 주로 수술 후 통증과 암 통증 완화에 쓰인다. 강력한 통증 완화 효과를 지니지만, 신경 수용체에 부착되며 약물 중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미국 내 오피오이드 오·남용과 중독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은 이제 막 개화된 시장으로, 현재는 급성 통증 위주로 출시돼있다. 미국 버텍스의 '저나백스(성분명 수제트리진)가 작년 1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아 중등도~중증 급성 통증 치료 목적으로 쓰이고 있다. 국내 기업 비보존도 지난 2024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비마약성 진통제로 어나프라주(오피란제린)를 허가받았다. 이후 작년 하반기 국내에서 출시해 수술 후 중등도~중증 급성 통증 조절 목적으로 사용된다.
국내에서도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이 활발하다. 대웅제약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는 지난해 차세대 비마약성 통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미국 바이오텍 니로다 테라퓨틱스에 기술 이전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5억 달러(약 7500억원)다. 아네라트리진은 만성 통증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이온채널 NaV1.7을 정밀하게 타깃해 억제하는 기전이다.
지투지바이오는 수술 후 통증 치료제 'GB-6002'의 임상 1상 중이다. GB-6002는 비마약성 진통제 중 로피바카인 성분의 국소마취제다. 지난해 국내 임상 1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약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마약성 진통제는 중독성은 없지만 오피오이드보다 진통 효과가 약할 수 있단 지적도 있어, 차세대 치료제들의 성공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급성 통증 시장은 이미 개화했고, 만성 통증 시장이 진짜 승부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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