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림 칸, 2023년 전쟁범죄 혐의로 네타냐후 체포영장 청구 전력
WSJ "성비위 신고 여성은 무슬림이자 네타냐후 수사 지지자"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다음달 24일 성비위 의혹으로 직무 정지된 카림 칸(53) 검사장에 대한 해임 투표를 진행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입수한 내부 문서와 외교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ICC 운영을 감독하는 21개국 외교관 그룹은 칸 검사장이 중대한 비위를 저질렀으며 직위에서 해임돼야 한다는 조사 보고서를 ICC 회원국 125개국에 회람하고 있다.
125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비밀투표에서 과반인 63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칸 검사장 해임안이 가결된다. 해임 투표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뤄질 전망으로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소수 국가들이 칸 검사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영국 변호사 출신인 칸 검사장은 2023~2024년 다른 부서에서 일하던 여직원을 자신의 사무실로 배치한 이후 사무실과 출장지 호텔, 자택 등에서 강압적이고 동의 없는 성적 행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사 보고서는 "(피해) 진술은 상황을 믿을 수 있게 만드는 세부사항을 담고 있다"고 했다.
칸 검사장은 성비위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칸 검사장 변호인단은 "이번 결정은 불법적이고 절차적으로 불공정하며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칸 검사장은 유엔 조사관들에게 '여직원이 제3자로부터 자신을 성비위 혐의로 고소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믿는다고 진술했다. 칸 검사장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발표하기 몇주 전인 2024년 4월 여직원은 성비위 의혹을 제기했다.
칸 검사장은 여직원의 의혹 제기가 자신을 겨냥한 이스라엘 정보기관 작전의 일부라고 동료에게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칸 검사장의 변호인단은 칸 검사장이 해당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조사 보고서는 여직원이 압박을 받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피해자가)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개인적 또는 직업적 이익을 얻은 바 없다"며 "(피해자가) 의혹 조사에 협조한 것은 (피해자)의 직업적·개인적 삶에 심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적시했다.
여직원은 30대 말레이시아 출신 변호사이자 무슬림으로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 친(親)이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 등에 대한 수사를 강하게 지지했던 인물이라고 WSJ는 부연했다.
칸 검사장은 2021년부터 ICC 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해 국제적 주목을 받아 왔다.
그는 2023년 10월7일 하마스 주도 이스라엘 공격 이후 하마스 지도부뿐 아니라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전 국방장관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이 전쟁 수행 수단으로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물자 반입을 제한하는 등 전쟁범죄와 반인도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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