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후속 협상서 원칙 지키겠단 신호
파이다리 전선 등 강경파, MOU 공개반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미-이란 종전 양해각서(MOU)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다"면서 조건부 승인을 밝혔다.
취임 이후 서면 성명만 내왔던 그가 최대 외교 현안에 입장을 낸 것으로 강경파를 의식한 신중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18일(현지 시간) 알자지라와 더힐 등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소셜미디어 X에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최고국가안전보장회의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가 이란 국민과 '저항전선'의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확약을 직접 전달한 뒤 승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자신이 먼저 나서서 합의를 이끈 게 아니라 정부 측의 보고를 받고 허락했다는 구도를 강조한 것이다.
하메네이는 트럼프가 "절박함에서 비롯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 합의를 끌어냈다고 주장하며 미국이 먼저 손을 내밀었음을 부각했다.
향후 대면협상도 "적의 관점을 수용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MOU를 이란의 자발적 결단으로 포장하는 동시에, 강경파를 향해 60일 협상에서 원칙을 지키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메네이가 신중한 입장을 낸 데는 이란 내 강경파의 거센 반발이 자리하고 있다.
이란인터내셔널에 따르면 MOU 서명 이후 이란 강경파 진영에서는 수석 협상가인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을 향한 '죽음' 구호까지 등장했다.
의회 내 강경파 세력인 제브헤예 파이다리(Jebhe-ye Paydari·인내전선)은 MOU를 혁명 원칙의 후퇴로 규정하며 공개 반대에 나섰다.
강경 보수 일간지 카이한은 이번 합의를 외교적 굴복으로 묘사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하메네이는 올해 2월 미국·이스라엘 연합 공습으로 부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가 사망한 직후 3월 최고지도자직에 올랐다.
취임 이후 공개 석상에는 단 한 차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성명은 서면이나 국영TV 앵커 대독 형식으로 수차례 발표해왔으나 직접 육성이나 영상은 공개된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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