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화 제의에…러 외무장관, "외교적 연막 작전" 폄하

기사등록 2026/06/19 11:20:04 최종수정 2026/06/19 11:56:24

"러 협상 아닌 대결 위한 시간 벌기용" 주장

나토-러 충돌 시 '핵전쟁' 비화 경고

[모스크바=AP/뉴시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8일(현지 시간) 유럽의 대화 제의를 두고"외교적 연막 작전이자 기만 전술"이라고 폄하했다. 유럽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충돌할 경우 핵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러시아 외무부 웹사이트에 공개된 언론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기고문은 당초 폴리티코 유럽판에 실릴 예정이었으나, "편집진의 막판 결정"에 따라 게재가 취소됐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유럽과의 협상을 통해 얻은 결론은 하나뿐"이라며 "러시아와의 대화는 나토와 EU의 동진(東進), 즉 러시아 국경까지 지정학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외교적 연막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사례로 우크라이나의 2004년 오렌지 혁명과 2014년 친러 성향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 퇴진 쿠데타, 2015년 민스크 협정의 사실상 파기, 2022년 1월 상호 안보 보장 제안 거부, '의지의 연합' 병력 배치 추진 등을 나열했다.

그는 최근 유럽의 대화 제의 역시 러시아와 협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며 진의를 의심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그들의 진짜 목적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정권을 강화하고 이를 러시아와의 지속적인 대결을 위한 발판으로 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러우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대신 영국·프랑스가 주도하는 '의지의 연합' 병력을 우크라이나 영토에 신속하게 배치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유럽은 여전히 확장을 꿈꾸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를 흡수하고 아르메니아를 영향권 아래로 끌어들이려 한다. 나토는 이미 동쪽으로 확장해 핀란드와 스웨덴을 편입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이 2030년까지 대비 태세를 갖추고 프랑스가 핵우산을 공유하려는 계획에 대해서도 "국제 안보 질서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간을 벌려는 것"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가 충돌할 경우에는 핵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의미 있는 대화를 위해서는 반(反)러시아 조치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신뢰는 외교를 팽창주의적 야망의 구실로 삼는 행태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조치를 통해서만 회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7일 영국·프랑스·독일 정상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한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 5대 원칙을 "최후통첩:으로 치부하면서, "이런 방식으로는 신뢰를 회복할 수도, 대화를 재개할 수도 없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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