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베트남 경험 참고…공산당 일당·시장경제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미국의 경제 제재로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쿠바가 사상 최대 규모의 시장 개혁안을 발표했다.
18일(현지 시간) 아나돌루통신, 도이체벨레 등 외신에 따르면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전날 임시전원회의에서 약 23개 분야로 구성된 176개 개혁안을 승인했다. 개혁안은 이날 의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개혁안은 단기적인 경제난 해소와 장기 성장 기반 마련을 목표로 한다. 경제 계획, 농업, 노동, 에너지, 외국인 투자, 금융, 인공지능(AI) 등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추진된다.
구체적으로는 민간 부동산 개발을 허용하고, 국영 기업을 민간 상업 벤처로 전환하며, 민간 은행의 금융 시장 진출도 허용하는 방안이 담겼다. 외국인 직접 투자를 확대하고, 국영 기업과 지방정부의 자율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혁안이 시행되면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사회주의 체제에 나타나는 가장 큰 변화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경제 전반에서 민간 부문의 역할이 확대되는 만큼 시장경제 요소가 크게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쿠바 측은 "결코 사회주의 프로젝트(socialist project)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역사적 시대 발전 논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이번 정책이 중국과 베트남의 경험을 참고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두 국가는 공산당 일당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시장 중심의 경제 개혁을 도입한 국가들이다.
쿠바 혁명 주역 라울 카스트로 전 대통령도 개혁안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금 혁명에 가장 도움되는 길"이라고 힘을 실었다.
이번 발표는 미국의 대쿠바 압박이 수개월째 강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지난달 95세의 라울 카스트로 전 대통령을 약 30년 전 민간 항공기 격추 사건과 관련해 기소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최근 쿠바 정부의 조직적인 탄압을 규탄하고 근본적이고 경제·정치 변화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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