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선관위, 무산된 개헌안 재외국민투표 준비에 예산 58억 받아…집행 내역 공개도 안 해

기사등록 2026/06/19 05:00:00

재외국민 국민투표 무산에 혈세 낭비 논란…175개 공관 가동·1300명 투입

예산 사용처 공개 안 해…김건 의원 "개헌안 무리하게 밀어붙여 혈세만 낭비"

재외국민선거 예산에 대한 외부 감사 이뤄진 적 없어…"철저 조사, 제도개선 필요"

[인천공항=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일주일 앞둔 지난 2025년5월27일 인천국제공항 국제우편물류센터에서 우정사업본부 직원들이 국내로 회송된 재외투표지를 인계받고 있다.중앙선관위는 외교부, 우정사업본부와 합동으로 118개국 223개 재외투표소에서 외교행낭을 통해 국내로 회송된 재외투표지를 확인·분류하여 구·시·군선관위로 발송한다. (공동취재) 2025.05.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가 개헌안 통과를 전제로 6·3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될 가능성이 있었던 재외국민 국민투표 준비를 위해 58억여원의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선관위의 재외선거 관리 부실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가운데, 개헌안 투표가 무산된 상황에서 관련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19일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2026 지방선거 재외국민투표 예산규모'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오는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가능성이 있었던 개헌안 국민투표 준비를 위해 총 58억51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애초 정부는 개헌안 국민투표 시행을 전제로 4월14일 국민투표 준비를 위한 예비비 195억7000만원 지출을 의결했다. 그러나 지난달 8일 국회 개헌안 표결 자체가 무산되면서 국민투표뿐 아니라 해외 거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국민투표도 실시되지 못했다.

선관위는 지난 4월27일까지 재외국민투표 참여를 위한 신고·신청을 접수하고, 전 세계 175개 재외공관에 투표관리위원회를 설치·운영하는 등 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다.

선관위는 이 과정에서 재외선거관 등 중앙선관위 인력 41명과 재외공관 파견 인력 1280명 등 총 1321명을 투입했으나,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실제 투표가 이뤄지지 못했다.

선관위는 실제 사용액과 불용 처리액 등 예산 집행 내역에 대해 "재외공관 등에서 정산 중에 있어 제출이 어렵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재외국민선거 예산에 대한 외부 감사는 이뤄진 적이 없는 상황이다. 김건 의원은 "여야 합의가 애초부터 쉽지 않았던 개헌안을 여당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결과 국민 혈세만 낭비하게 됐다"며 "선관위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재외선거 역시 제대로 관리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재외선거 전반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외국민선거는 그동안 비용 대비 효율성과 운영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12년 재외국민투표가 도입된 이후 파견된 재외선거관 1인당 평균 1억5000만원가량의 예산이 소요된 것으로 집계됐다.

감사원이 지난해 실시한 '선관위 채용 등 인력관리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재외투표가 도입된 지난 2012년 19대 총선 이후 실시된 7번의 재외선거에서 재외선거관을 파견한 공관의 투표율이 재외선거관을 파견하지 않은 공관보다 모두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관 신분인 재외선거관을 선발·파견하면서 '외국어 능력보다 선거관리 능력이 중요하다'며 외국어 어학 성적을 제출받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밖에 해외로 파견한 재외선거관들을 현업에서 배제하고 6주간 재택근무를 하도록 해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하는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udy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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