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종전에도 석유 최고가 유지…출구전략 들어갔나

기사등록 2026/06/19 05:30:00 최종수정 2026/06/19 05:38:24

산업부 "7차 최고가격 종전 여파 보고 판단"

최고가격제, 주말 고비…중동 상황에 달려있어

유가 70弗대 안착…정유사 첫 정산 절차 개시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미국 이란 간 종전 협상 타결에 따른 중동 불확실성 완화로 국제유가가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6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5.1% 하락한 배럴단 78.96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은 17일 서울 시내 주유소의 모습. 2026.06.17. mangusta@newsis.com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이 발효됐지만, 정부는 당분간 현행 석유제품 최고가격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주말 동안 국제 유가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상황 등을 추가적으로 점검한 후 7차 최고가격을 결정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가 최고가격에 대한 판단을 미루면서 제도 종료를 포함한 출구전략 마련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19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전날 중동상황 브리핑에서 "현재 6차 최고가격을 당분간 유지한다"고 밝혔다.

양 실장은 "7차 최고가격을 결정하면 통상 2주 내지 4주 적용 기간을 가지게 된다"며 "7차 최고가격은 미국과 이란간 종전이 실체적으로 진전이 있는지, 국제 유가 상황 등을 지켜보고 판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지난달 21일 6차 최고가격을 ℓ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결정한 바 있다. 최고가격은 3차 조정 이후 변동 없이 지속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7차 최고가격 발표 시점은 특정하지 않은 채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세종=뉴시스]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이 중동상황 대응본부 차원에서 일일 백 브리핑을 실시하고 있다.(사진=산업부 제공)

정부가 7차 최고가격 결정을 미룬 배경을 두고 장기간 동결돼 온 최고가격 수준을 조정하기 위한 검토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부가 분기점으로 잡은 시점은 이번 주말이다. 양 실장은 "주말을 고비로 상당히 여러 가지를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번 주 주말, 다음 주 초까지는 상황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최고가격의 조정을 넘어 종료 가능성까지도 거론된다.

앞서 정부가 제시했던 최고가격제 해제 조건인 ▲종전 ▲호르무즈 통항 재개 ▲국제유가 배럴당 90달러 미만 등이 사실상 모두 충족된 상태여서다.

지난 18일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78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5달러, 두바이유는 73달러(17일 기준)로 모두 7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아울러 산업부는 이날 '석유판매가격 최고액 지정에 따른 손실보전을 위한 재정지원 규정'도 행정예고했다.

해당 규정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발생한 정유업계 손실을 재정으로 보전하기 위한 지원 기준, 절차 등을 담고 있다.

최고가격 조정 가능성에 첫 손실보전 정산 절차까지 개시되면서, 제도 종료를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오만만=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오만만에서 유조선과 화물선들이 호르무즈 해협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항로를 따라 운항하고 있다. 2026.06.17.
다만 정부는 최고가격 조정이나 종료 시점에 대해선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실질적으로 재개되는 가운데, 국제유가 역시 급등 없이 안정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물가 등 민생 부담도 관건이다. 재정경제부는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0.6%p(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추정한다.

최고가격제 시행이 길어질수록 커지는 재정 부담도 고려사항이다.

산업부는 원유 도입 비용과 생산·판매 비용을 기준으로 손실보전 규모를 산정한다. 이에 정유업계가 주장한 3조원 이상의 보전 규모에는 미치지 않겠지만, 일정 수준의 재정 지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 실장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재개되고 국제 유가가 안정돼 현재 최고가격 수준에서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되는 수준이 된다면 최고가격제를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계적 종료와 일괄 종료 여부에 대해선 "상황이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6일 서울시내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나타나있다. 2026.04.26. jhop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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