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청산 갈림길…메리츠 DIP 추가 조건에 실행 '안갯속'(종합)

기사등록 2026/06/18 16:52:31

메리츠, DIP 1000억 지원에 MBK 직접 조달 조건 제시

홈플러스 "상품 공급 정상화 DIP 2000억원 절실" 호소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 임박…DIP 대출 여전히 불투명

메리츠 "1000억은 MBK가 조달 해야"…MBK "불가능"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문을 닫은 서울 중랑구 홈플러스 면목점 모습. 2026.05.10.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홈플러스 회생의 마지막 변수로 꼽히는 긴급 운영 자금(DIP) 1000억원 추가 지원 문제가 난관에 봉착했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은 1000억원 지원을 의결하면서도 조건을 더해가며 대출을 망설이는 모습이다.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측은 메리츠금융이 사실상 이행 불가능한 조건을 내걸어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내달 3일까지다. 법적으로 추가 연장도 가능하지만, 자금 조달 계획 등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청산 수순을 밟을 거라는 위기감이 홈플러스 안팎에서 감지된다.

이에 홈플러스는 NS쇼핑으로 매각 예정인 익스프레스의 매출 반등을 최근 잇따라 언급하고 있다. 상품 납품이 재개된지 열흘 만에 매출이 16% 늘었다고 알린 데 이어 이날도 지난 8~17일 익스프레스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약 48% 증가했다고 전했다.

홈플러스는 상품 공급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익스프레스처럼 본체 대형마트 등도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며, 이 정상화를 위한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주주사인 MBK도 이미 지원한 2000억원에 더해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연대보증 제공 의사를 밝힌 만큼, 메리츠금융그룹도 1000억원을 추가 지원해 DIP 대출 2000억원을 제공해 주실 것을 간청드린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MBK홈플러스TF 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메리츠증권 항의 방문에 앞서 열린 '홈플러스 회생 외면하는 메리츠 규탄 및 사회적 책임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6.11. hwang@newsis.com

앞서 홈플러스는 한계에 다다른 경영난 해소를 위해 메리츠에 지원을 요청해 왔다. 이 과정에서 메리츠 측이 제시한 조건들을 수용했지만, MBK 및 경영진 개인들의 연대보증 요구에 이견을 보였다.

MBK가 1000억원 규모 추가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자금은 조달되고 있지 않다. 메리츠금융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에 대한 DIP 금융 1000억원 지원 방안을 의결했다. 다만 MBK가 직접 자금을 대출해야 한다는 추가 조건을 내걸면서 실제 집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이를 두고 홈플러스 안팎에서는 메리츠가 사실상 '지원 거부'를 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메리츠가 내건 조건 자체가 모순된다고 해석까지 더해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날 '메리츠금융그룹의 궁색한 해명과 실행 불가능한 제안에 대한 입장'이라는 참고자료를 통해 "조건이 아니라 촉구라는 궁색한 설명으로는 2000억원 대출 거부와 홈플러스를 파산으로 내모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는 "메리츠 측이 내놓은 'MBK의 1000억원 직접 조달 조건은 대출 실행을 위한 전제 조건이 아니라 촉구일 뿐'이라는 설명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메리츠는 에스크로 계좌에 MBK가 연대보증을 제공한 1000억원만을 예치하겠다고 밝힘으로써, 홈플러스 정상화에 필수적인 나머지 1000억원의 자금 지원 거절의사를 확실히 했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MBK가 실제 홈플러스 투자자가 아닌 투자 자금 운용사임에도 도의적·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회생절차 개시 이후 현재까지 2200억원의 자금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 왔다고도 전했다. 그 과정에서 부족한 자금조달능력을 보강하고자 MBK 주요 임원들은 개인연대보증과 주택담보까지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문을 닫은 서울 중랑구 홈플러스 면목점 모습. 2026.05.10. kch0523@newsis.com
홈플러스는 이 같은 이유로 MBK가 신용과 자원을 모두 제공해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며, 추가 1000억원 직접 지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조건이라고 봤다. 이를 알면서도 관련 제안을 한 메리츠를 향해서는 대출을 거부하기 위한 명분을 쌓으려는 시도라고 날을 세웠다.

MBK가 자체적으로 1000억원을 조달할 수 있도록 부동산 신탁재산에 대한 후순위 담보권 설정에 동의하겠다고 제안한 것을 두고도 "2순위 수익권을 가진 대출기관들이 회생절차가 시작됐음을 이유로 추가 담보 설정에 동의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이 제안은 실행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메리츠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현실적인 제안을 한 것은 대출 거부로 인한 파산의 책임을 돌리기 위한 것 외에는 설명이 어렵다"며 "메리츠 역시 당사의 파산을 원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상생을 위한 실효성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의 수많은 협력업체와 임직원, 그리고 가족들의 생존권과 일터가 메리츠의 결단에 달려있다"며 "대형 금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통각하고, 회생에 필수적인 2000억원 대출을 전향적으로 수용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추가 자금 조달이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회생 계획안 가결 기한이 임박하면서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청산 수순을 밟을 거라는 전망들이 나온다. 이 경우 중소 협력업체 연쇄 도산, 근로자 고용 불안 등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문제는 단순히 한 기업의 생존을 넘어 수천명의 임직원과 협력업체가 얽혀 있는 사안"이라며 "DIP 금융이 성사되지 못하면 회생 가능성 자체가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노동·시민사회단체,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조합원 등이 지방선거 전 홈플러스 정상화 해결을 촉구하며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삼보일배 행진을 하고 있다. 2026.05.28. 20hw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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