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S&P500과 수익률 사실상 무승부
FT "위기 투자 전략 한계…더 과감한 집중투자 필요"
애플 투자 성공 재현하고 M&A로 성장동력 찾아야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에서 11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버크셔 해서웨이가 변화의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런 버핏 퇴임 이후 단순히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는 투자회사를 넘어 새로운 역할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버크셔는 오랫동안 S&P500 지수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가치투자의 상징'으로 평가받아왔지만, 2012년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강세장에서는 S&P500이, 시장 불안이 커질 때는 버크셔가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내는 흐름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FT는 "지난 14년간 버크셔와 S&P500의 성과는 사실상 무승부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버핏은 6개월 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현재는 그레그 에이블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버크셔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버크셔의 장점은 여전히 뚜렷하다. S&P500보다 변동성이 낮고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아 세금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FT는 버크셔를 "수수료가 없고 변동성이 낮은 대형 뮤추얼펀드"에 비유했다.
문제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버크셔의 주가는 S&P500 손해보험 지수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고 오히려 소폭 밑돌았다.
FT는 버크셔가 과거처럼 시장 혼란기에 자본을 투입해 초과 수익을 거두는 전략에 더 이상 기대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버크셔의 성과는 시장을 소폭 웃도는 수준에 그쳤고, 현재는 블랙스톤·아폴로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위기 상황에서 투자 기회를 선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FT는 "위기에 처한 우량 기업에 고금리로 긴급 자금을 제공하던 버크셔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며 "'50센트짜리 1달러'를 찾아 저평가 기업을 사들이던 시절도 이미 수십 년 전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신 버크셔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자로 변신해야 한다고 FT는 주장했다. 인덱스 펀드 투자 비중이 커질수록 시장이 일부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며, 버크셔가 이런 기업에 집중 투자할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 투자다. 버크셔는 2016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대규모로 애플 주식을 매입했고 이는 회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투자 중 하나로 꼽힌다. 이처럼 확신이 있는 기업에는 보다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FT는 버크셔가 저렴한 자본 조달 능력이 활용해 성장 잠재력은 높지만 자금 조달에는 어려움을 겪는 산업에서 기업 인수·통합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85억 달러에 주택건설업체 테일러 모리슨을 인수한 사례는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FT는 "세상은 여전히 버크셔의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버크셔도 변화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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