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우연지 인턴기자 = 미중 패권 경쟁과 공급망 재편이 장기화되면서 한국 제조업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영진 하나자산운용 부사장은 17일 구독자 8만명의 유튜브 채널 ‘PLUS TV(플러스 TV)’에 출연해 현재의 미중 갈등을 ‘신냉전’으로 규정하며 패권 경쟁이 글로벌 산업 구조의 재편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향후 경제 상황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과거 미국과 소련 중심의 냉전 시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냉전이 군비 경쟁, 기술 경쟁, 에너지 경쟁, 화폐 경쟁으로 전개됐던 것처럼 현재의 미중 갈등도 비슷한 축에서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 부사장은 신냉전 시대의 핵심 경쟁 축으로 군비 경쟁, 기술 경쟁, 에너지 경쟁을 꼽았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분쟁 등을 언급하며 에너지 수급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봤다.
최 부사장은 “이런 국면은 어느 날 갑자기 휴전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세상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변화 속에서 한국 제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이 오랜 기간 제조 역량을 축소한 반면, 한국은 중국과의 경쟁 속에서도 반도체와 방산, 조선 등 핵심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해왔다는 설명이다.
최 부사장은 “미국은 만들 수 없는 나라가 됐고, 유럽도 제조 경쟁력을 잃어버렸다”며 “마지막 틈새까지 중국과 경쟁했던 제조 국가, 수출을 할 수밖에 없었던 국가가 우리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제조 기업이 암스 레이스, 테크 레이스, 에너지 레이스에 매우 중요한 병목을 붙잡고 있는 핵심 기업들”이라고 평가했다.
방산업에 대해서는 국내 중심이던 시장이 해외로 확장되고 있다고 봤다. 최 부사장은 “2022년까지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수출하던 방위산업이 아니다. 국내 내수형이었다”며 “동유럽 수출, 중동 수출에 이어 이제는 선진국인 미국과 캐나다까지 수출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과 유럽의 부족한 방산 생산 능력이 드러난 점도 한국 기업에는 기회라고 봤다. “무기를 빨리 도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훨씬 더 가성비 있고 품질 있는 경쟁력 있는 무기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는 게 검증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조업 재평가가 방산에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반도체, 조선, 원전, 태양광, 전력기기 등 한국 제조업 전반이 신냉전 시대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장기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 부사장은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에 대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그렇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방산뿐만 아니라 조선, 반도체, 원전, 태양광, 전력기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장기적인 외국인 자금들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관점에서도 K-제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사장은 “기본적으로 K-제조를 집중적으로 봐야 한다”며 “타이밍보다는 타임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흐름에 대해 “사이클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완전히 구조적인 변화로 보고 있다. 반세기 이상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