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차에 매달고·영광 염전 폭행·고흥 양식장 인권침해 잇따라
노동계 “단발성 점검 한계…노동국 신설 등 컨트롤타워 시급”
나주 벽돌공장 지게차 가혹 행위, 고흥 굴 양식장 착취에 이어 영광 염전에서도 감금·폭행 사건이 발생하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등에 따르면 최근 전남 영광군의 한 염전에서 50~60대 노동자 3명을 감금·폭행하고 임금을 체불한 혐의로 업주와 종사자 등 총 3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직업소개소를 통해 유입된 피해자들을 외부와 격리한 채 수개월에서 최대 3년 이상 노동력을 착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흥군 소재 굴 양식장에서도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 의혹이 제기돼 당국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으로 입국한 필리핀 노동자들은 방 4개짜리 숙소에 36명이 밀집 생활을 하는 등 열악한 주거 환경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노동자들은 정기 휴일 없이 매일 오전 4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약 13시간 동안 작업에 투입됐으나, 허용된 휴식 시간은 하루 총 40분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또 여권과 외국인등록증을 압수당한 채 외출 시 감시인이 동반됐으며, 허가받지 않은 타 사업장에서 불법 파견 노동을 강요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임금 착취 정황도 확인됐다. 이들은 약정 임금 대신 동의 없는 '깐 굴 무게당 단가' 방식을 강요받아 최저임금 미달과 무단 임금 공제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했다.
고용주는 지난 2월 이들을 일방적으로 해고하는 과정에서 "본국 가족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해 자의 퇴사 확인서에 강제 서명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노동 단체는 고용주 등 2명을 고소한 상태며, 앞서 고흥의 또 다른 굴 양식장 2곳에서도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가혹 행위에 대한 법원 판결도 있었다.
최근 법원은 나주의 한 건축재 제조업체에서 이주노동자를 흰색 비닐로 묶어 지게차로 1m가량 들어 올린 채 이동시킨 지게차 기사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은 해당 업체 법인에는 벌금 500만 원이 내려졌다.
이처럼 노동자를 향한 법 위반 행위가 반복되자 지역 노동 단체들은 전수조사와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국진 전남노동권익센터장은 "매번 유사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임시방편 대책에 그쳐 악습이 반복되고 있다"며 "경찰이나 출입국관리소 등의 합동 점검만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폐쇄적인 현장의 인권 유린을 막기에 현실적인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구인난 탓에 취약계층이 불법 인력 업체를 통해 유입되고 선급금 명목의 소개비가 오가며 임금을 착취당하는 관행이 문제"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공급 구조 자체를 양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상용 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피해자들은 사회적 지지 체계가 부재했기에 장기간 고립될 수밖에 없었다. 전남광주는 이제 통합특별시로서 모든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며 "소외되고 취약한 노동자가 언제든 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긴급 구제 시스템을 마련하고, 노동 안전과 인권 보호를 위한 민관 거버넌스를 즉각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h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