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스페이스X '0주' 배정에 개미들 "뒤통수 맞았다" "사과로 퉁치나"

기사등록 2026/06/15 10:35:57 최종수정 2026/06/15 11:09:39

일본은 22억 달러 확보, 한국은 전량 삭감

"대표주관사와 적극적 소통 미흡" 지적도

[호손=AP/뉴시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상장 공모에 약 2500억 달러(약 345조 원)의 투자 수요가 몰렸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2014년 5월29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호손의 스페이스X 본사에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스페이스X의 드래곤 V2 우주선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2026.06.10.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스페이스X' 인수단으로 참여했던 미래에셋증권이 공모주 물량을 단 한 주도 확보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2일 미국 증시에 상장한 스페이스X의 글로벌 공동 인수단으로 참여했으나 국내 판매 물량을 전혀 확보하지 못했다.

당초 미래에셋증권은 수백만 주의 물량을 할당받아 국내 기관 투자자와 자산운용사에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대표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한국 몫의 배정 물량을 '0주'로 전량 삭감하면서 무산됐다. 청약에 참여한 국내 전문투자자들의 청약증거금은 즉각 전액 환불 조치됐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종목토론방이나 커뮤니티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성토 글이 쏟아지고 있고, 증권사 오프라인 지점을 통해서도 투자자들의 항의가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미래에셋증권 주주들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물량을 받아 '스페이스X'를 포트폴리오에 담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온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우주항공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 사이에서 거센 원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실제 한 투자자는 "스페이스X 청약받는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해서 투자자 돈을 묶어놓고, 이제 와서 단 한 주도 못 받았다고 사과 한 장 올리면 끝이냐"며 "대형 금융사들이 개미들을 상대로 벌인 명백한 기망 행위"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미래에셋증권 주주는 "스페이스X에 투자한다는 미래에셋의 광고와 글로벌 비전을 보고 주식을 매수했는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해외 공모주 청약과 관련한 국내의 까다로운 법적 규제도 꼬집었다. 한 개인 투자자는 "해외 대형 기업이 한국 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리 만무한데, 현행법이 개미들의 해외 IPO 참여 기회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며 "구시대적 규제를 고집하니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자본시장이 매번 후순위로 밀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박탈감은 금전적 손실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스페이스X는 공모가(135달러)를 크게 웃도는 150달러에 첫 거래를 시작해 160.95달러로 마감했다.

ETF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모가로 편입한대서 샀더니 이럴거면 스페이스X 주식을 사는 게 나을 뻔했다', '-12% 빠지는데 지금 팔고 나가야 하나요", '사과로 퉁치면 끝인가'라는 의견과 '오늘 밤 미장에서 스페이스X 본주가 급등하면  ETF도 반등할 확률이 높아 내일까지 추이를 두고봐야 한다', '공포에 사야한다. 지금이 매수 기회' 등이란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표주관사 골드만삭스가 같은 아시아 국가인 일본에는 물량을 배정했으나 한국 배정 물량만 전량 삭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자본시장 위상 논란과 함께 '코리아 패싱' 논란이 일고 있다. 미래에셋과 같은 물량이 배정됐던 일본 미즈호증권은 62억 달러 규모를 신청해 공시된 물량의 7배인 22억달러 어치의 공모주를 받았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은 스페이스X의 증권신고서에 명시된 미래에셋증권의 인수 수량은 단순 인수단 참여 비율일 뿐, 최종 물량 배정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배정받는 물량은 대표주관사의 최종 재량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냉랭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자체 기관 투자 물량 확보에는 공을 들인 반면, 정작 일반 투자자들을 위한 협상이나 소통에는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해외 공모주의 경우 최종 배정 물량이 변동될 수 있다는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의 특성을 간과한 채 확정되지 않은 물량을 내세워 마케팅을 감행한 안일한 대처가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대표주관사와의 적극적인 소통 미흡이 부른 참사"라며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기존 주주임에도 물량을 못 받은 것은 한국 패싱이 아니라 주관사와의 협상력 부재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글로벌 주관사와 적극적인 소통과 협상 강도에 따라 물량 피드백이 달라지는데, 미래에셋은 낙관적 전망에만 의존해 소통에 실패한 것"이라며 "자사 사업 목적보다 일반 투자자 물량을 최우선으로 챙겼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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