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과 위대한 합의 이뤄…수일내 유럽서 서명식"(종합2보)

기사등록 2026/06/12 06:58:56 최종수정 2026/06/12 08:00:40

"하메네이 승인…이란, 재건 가능해질 것"

이란 "최종 결론 안나…美 혼란상이 문제"

타결시 호르무즈 개방·핵협상…난항 예상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사실상 타결됐다며 예고했던 하르그섬 점령 등 폭격 계획을 취소했다. 그러면서 수일 내로 JD 밴스 부통령이 참석하는 합의 서명식이 열릴 수 있다고 밝혔다. 2026.06.12.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가 사실상 타결됐다며 예고했던 하르그섬 점령 등 폭격 계획을 취소했다. 그러면서 수일 내로 JD 밴스 부통령이 참석하는 합의 서명식이 열릴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간) 오후 1시28분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슬람공화국과의 논의가 최고지도자급(highest level of Iranian leadership) 차원까지 올라가 승인됐다는 사실에 근거해,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오늘 저녁 예정됐던 대(對)이란 공습 및 폭격을 취소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논의와 최종 쟁점들은 개념적 차원뿐 아니라 세부 사항에 있어서도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에 의해 승인됐다. 여기에는 미국,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튀르키예, 파키스탄, 바레인, 쿠웨이트, 요르단, 이집트 및 기타 국가들이 포함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가 설명에 나섰는데, '수일 내 타결'로 입장을 다소 조정했다. 그는 "우리는 방금 이란과의 전쟁에 관한 위대한 합의(great settlement)를 이뤘다"며 "다만 최종 문안 작업이 남아 있고, 앞으로 며칠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합의 임박을) 상당히 확신한다. 아마 이번 주말쯤 서명이 이뤄질 수도 있다"며 유럽 모처에서 열릴 서명식에 자신을 대신해 밴스 부통령과 대이란 협상 대표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재러드 쿠슈너가 참석한다고 예고했다.

이란 측 최종 결정권자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승인 여부에 대해서는 "내가 이해하기로는 (승인한 것이) 맞다"며 "이것은 이란에게도 훌륭한 합의로, 그들은 자국을 재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핵 관련 문안에 대해서는 "그들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으며, 거기서 그치지 않고 어떤 형태로든 핵무기를 구매하거나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조금은 개념적 수준(a little conceptual)"이라고 덧붙였다. 고농축 우라늄 처리 등 구체적 쟁점은 본협상에서 논의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한편 이란 측은 미국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이란은 무엇보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아직 MOU를 승인하지 않았다는 점은 명확히 하고 있다.

국영 IRNA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TV 인터뷰에서 "문안 자체는 대부분 최종 단계"라면서도 "미국의 모순된 주장들이 계속 협상에 혼란과 장애를 일으킨다는 점이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합의문 서명식'에 대해서도 "아직 언론의 추측 수준"이라며 "우리는 아직 최종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이번 합의가 국민의 이익을 보장한다고 판단되면 이를 투명하게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입장이 반영되는 파르스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발표 직후 "미국과의 MOU 초안은 어떤 방식으로도 승인되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나, 후속 보도에서 "미국이 이란 문안을 수용하면서 합의를 재고할 수 있게 됐다"며 "테헤란 최고 의사결정기구에서 합의가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정정했다.

양국이 최종 조율을 거쳐 MOU 체결을 성사시킬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한 뒤 60일간 이란 핵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은 이미 지난달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MOU 초안에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핵 포기-제재 해제의 순서를 둘러싼 이견 및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세 강화로 협상 교착이 장기화됐다.

이후 지난 9일 이란의 미국 공격헬기 격추와 미국의 보복 공격, 이란의 재보복 공격이 이어지면서 휴전 체제가 깨지고 전쟁이 재개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중재국 카타르의 알리 알사와디 특사가 10일 테헤란을 찾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MOU 문안을 조율한 끝에 합의점을 찾으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보도를 종합하면 이란은 카타르와 동결자산 해제,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방식, 핵 협상 진행 방식의 3개 쟁점에서 이견을 좁힌 뒤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사실상 접점이 없었던 동결자산 해제 문제에 관심이 쏠린다. 이란이 요구해온 '120억 달러 즉시 해제'와 미국 입장인 '인도주의적 물품 구매 조건부 단계적 해제'의 중간 지점에서 문안이 도출됐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MOU가 타결되더라도 본협상에서 핵 문제 이견이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MOU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 '핵무장 포기' 수준의 문구는 미국 보수파가 인정할 수 있는 성과가 아니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권·보유권 등을 '레드라인'으로 주장해왔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날도 "테헤란은 레드라인을 확고하게 지킬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의 반발 가능성도 변수다. CNN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발표를 접하고 크게 당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총리는 최종 합의에 이란 농축 물질 제거, 농축 시설 해체, 탄도미사일 제한, 역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이 포함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 약속에 감사를 표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탄도미사일·대리세력 문제에 선을 그어왔다.

양국의 상대국 신뢰가 매우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도 분명하지 않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날 "이란은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위해 책임 있게 행동해왔으나, 미국은 최근 며칠간 상황을 전례없이 위험하게 만들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호르무즈 안전 보장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오늘 밤 이란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머지않은 시점에 우리는 하르그섬과 기타 석유 인프라 거점을 장악하고, 베네수엘라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란의 석유·가스 시장을 완전히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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