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수단 출신 난민이 주민을 흉기로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해 대규모 반(反)이민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수단 출신 난민인 30대 남성 하디 알로디드는 지난 8일 벨파스트 북부 키너드 에비뉴에서 40대 남성 주민 스티븐 오길비에게 흉기를 휘둘러 얼굴과 목, 눈 등에 중상을 입혔다. 알로디드는 흉기를 들고 주민들과 대치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알로디드는 2023년 영국에 입국해 같은해 난민 지위를 부여받았고 2028년까지 영국 체류 허가를 받은 상태다.
알로디드를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한 북아일랜드 경찰은 테러와 관련돼 있다는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국가안보 데이터베이스에 관련 기록이 없고 경찰청이 인지하고 있던 인물은 아니라고도 했다.
알로디드는 이날 보석이 거부됐고 다음달 8일 법정에 다시 출석할 때까지 구금될 예정이다.
그러나 주민들이 오길비를 구하기 위해 흉기를 든 알로디드와 대치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유포되면서 이민자와 유색인종을 겨냥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영국 방송 통신 규제기관인 오프콤은 일부 폭력 사태가 온라인에서 선동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은색 옷을 입고 복면을 쓴 시위대 수백명이 9일 벨파스트 거리로 몰려나와 주택과 버스, 경찰차 등을 공격하고 불을 질렀다. 일부 시위대는 같은날 밤 출근하는 왕립간호대학 간호사들에게 신분 증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북아일랜드 소방당국은 오후 7시부터 오후 12시까지 256건의 신고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소방대는 62차례 현장에 출동했다. 루스 앤더슨 영국 내각부 장관은 "외국인을 겨냥한 시위대의 공격으로 27명이 집을 잃었다"고 밝혔다.
방화와 폭력을 수반한 시위는 다음날인 10일도 이어졌다.
검은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린 시위대 수십명이 망명 신청자들이 거주하는 호텔에 접근하려다 폭동 진압 경찰에 제지 당하자 경찰 저지선을 향해 화염병과 벽돌 등을 던졌다. 경찰은 물대포로 쏴 강제 해산했다.
북아일랜드 당국은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했고, 일부 학교는 시위 가능성에 대비해 조기 하교했다. 벨파스트 도심에 위치한 상점들도 다수가 낮 12시께 문을 닫았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같은날 하원에 출석해 벨파스트 사태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8일 벨파스트에서 발생한 끔찍한 공격에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폭력과 방화 행위는 전혀 정당화될 수 없다. 사람들의 배경을 이유로 가해지는 폭력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오길비 가족들도 같은날 성명을 내어 "우리 사회에 매우 가치 있는 기여를 하는 이주민들이 많다”며 "(이번 사건이) 사람들을 갈라놓거나 적대감을 부추기는 데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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