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학교 의과대학 류마티스 내과의 김현아 교수
"노화를 질병으로 오해…진짜 질병 아님에도 스스로 아프다고 생각하는 사람 늘어"
[서울=뉴시스]허준희 인턴 기자 = 과도한 건강검진이 질병에 대한 공포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현대인들이 '검사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 검사 결과표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
50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건강·의학 채널 '김재원TV'에 최근 출연한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류마티스 내과의 김현아 교수는 "우리 사회 시스템이 불필요한 환자를 양산하고 있다"며 강박적인 건강검진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 진짜 질병이 아님에도 스스로 아프다고 생각하는 가짜 환자가 늘어나는 현상을 세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장시간 노동과 고용 불안으로 몸이 아픈 젊은 층, 과잉 검진층, 그리고 노화를 질병으로 오인하는 고령층이 이에 해당한다. 김 교수는 "노화를 의료화하다 보면 자연스러운 신체 변화도 모두 병처럼 느껴지게 된다"며 "이들은 사회적 분위기와 과잉 검진으로 인해 스스로를 진짜 환자라고 믿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교수는 병원에서 판매하는 고가의 패키지 건강검진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김 교수는 "날을 잡아서 내 피를 뽑아 검사 100개를 하고 정밀 촬영으로 샅샅이 뒤지면 다 이상 소견이 나온다"며 "병원에서 상품으로 나오는 패키지 건강검진 중에서 굳이 몰라도 되는 검사가 너무 많다"고 짚었다.
나이가 들며 생기는 근골격계 통증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어떤 병들은 그냥 방치하는 게 낫다"며 "부작용을 감내하더라도 쓰는 게 유익할 때만 약을 써야 하는데 퇴행성 관절염은 그렇지가 않다. 약을 먹어도 경과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명한 건강검진 활용법으로 개인의 생활 습관과 가족력을 고려한 '선별적 검사'를 제시했다. 흡연자라면 폐암 검진에 무게를 두고, 직계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더 일찍 관련 검사를 챙기는 식이다. 특히 대장암의 경우 김 교수는 "부모나 형제가 암을 발견했던 나이보다 10년 일찍 검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건강검진 결과표의 종합 의견에 지나치게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주의가 나오면 나의 생활 습관을 돌이켜 보고 '내가 좀 생활 습관을 고쳐야 하는구나' 이 정도로 받아들이시는 게 맞다"며 "당장 약 먹으라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모든 항목이 '정상'으로 판정된 상태를 의심하라며 "정상이면 좋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내 생활 습관을 아무렇게나 하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정상일수록 더 자신을 관리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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