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뺑이로 태아가 죽었는데 탈모 급여화 타령만"

기사등록 2026/06/11 14:14:41 최종수정 2026/06/11 15:12:25

"필수의료 붕괴됐는데 탈모 급여화만" 비판

[부산=뉴시스] 진민현 기자 = 부산의 한 종합병원 응급의료센터 앞.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2026.04.27 truth@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최근 충북 청주에서 29주 차 산모의 태아 심박수가 떨어지는 응급 상황이 발생지만 전국 병원 12곳에서 "인큐베이터가 없다", "진료과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헬기까지 동원해 3시간 30분이 걸려 부산까지 날아갔지만, 결국 태아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응급실 뺑뺑이로 인해 임산부와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목숨을 잃고 있는 일이 잇따르자 의료계가 우려를 표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에 이르렀다"며 "임산부와 아이들이 길거리에서 목숨을 잃는 이 참담한 현실이 과연 정상적인 국가냐"고 물었다.

의사회는 "지금 대한민국 보건의료정책의 최우선 과제가 정말 표를 의식한 '탈모 급여화'인가? 아니면 길 위에서 죽어가는 임산부와 아이들의 목숨을 지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국가 건강보험 재정은 한정돼 있고, 국가 정책에는 반드시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엄격한 우선순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필수·소아·분만 의료에 대해서는 "붕괴를 넘어 완전히 '절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의사회는 "원정 출산 잔혹사:청주에서 부산까지 3시간 반을 헤매다 태아가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가 현실이 되고 있다"며 "신생아 중환자실(NICU) 부족과 전공의 전멸로 대학병원조차 응급 산모와 아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보건복지부가 국민 앞에 내놓은 시급한 의제가 고작 '탈모 급여화 토론회'라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수준이 아니라 온 집안이 불타 없어지고 있는데, 정부는 한가하게 미용과 편의를 논하며 정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사회는 "지방의 임산부들이 아이를 낳을 병원이 없어 전국을 떠돌다 뱃속의 아이를 잃는 이 참상을 정녕 보고도 탈모 급여화를 챙길 여유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태아와 아이들의 생명권조차 지키지 못하는 보건복지부는 존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보건복지부가 국민의 생명을 우선하고 있는지, 아니면 표풀리즘(포퓰리즘)식 보여주기 정책에 눈이 멀어 있는지 철저히 감찰해야 한다"며 "의료 참사 앞에서도 우선순위를 분별하지 못하는 보건복지부 장관이라면 즉각 경질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의사회는 정부에 ▲탈모 급여화 논의 전면 폐기 ▲응급 분만, 신생아 중환자실 확충 ▲소아청소년과 구생 등 필수의료 살리기에 정부의 모든 재정과 역량을 총동원하라고 요구했다.

의사회는 "탈모보다 먼저 살려야 할 것은 길 위에서 죽어가는 아이들과 산모들"이라며 "생명보다 앞선 정책은 없다. 정부는 지금 당장 파국을 멈추고 국민의 생명부터 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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