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고문' 권순일 전 대법관, 공소기각…"檢 위법 수사"

기사등록 2026/06/11 10:47:33 최종수정 2026/06/11 11:42:24

변협 등록 없이 활동…변호사법 위반 혐의

"檢 수사 개시 불가…경찰 재이송, 임의 불과"

[서울=뉴시스]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고문으로 재직하며 등록 없이 변호사 활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순일(67·사법연수원 14기) 전 대법관이 1심에서 공소 기각 판결을 받았다. 사진은 권순일 전 대법관. 뉴시스DB. 2026.06.11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고문으로 재직하며 등록 없이 변호사 활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순일(67·사법연수원 14기) 전 대법관이 1심에서 공소 기각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김대규 부장판사는 11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 전 대법관에 대해 공소 기각 판결을 내렸다.

공소 기각은 검사의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 규정을 위반하는 등의 경우, 법원이 사건 실체를 심리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하는 형식이다.

재판부는 권 전 대법관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는 당시 검찰청법상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건이 2022년 1월 경기남부경찰청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서울중앙지검으로 재이송됐으나, 경찰의 1차 수사 종결권이 행사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이 사건을 다시 받아 수사한 건 위법한 수사를 계속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찰의 사건 재이송은 이른바 '대장동 사건'과의 종합적 판단 필요성을 이유로 한 임의적 이송에 불과해 검찰이 수사개시권을 갖지 않은 범죄를 우회적으로 수사할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 사건 수사는 검사의 수사개시권 제한과 경찰의 수사·종결권 체계를 침해한 위법한 수사"라며 "이에 기초한 공소제기 역시 위법하고, 무효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9월 퇴임한 후 2021년 1월~8월까지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에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고 화천대유 고문으로 활동하며 거액의 고문료를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이 이 기간 화천대유 관련 민사소송 상고심과 행정소송 1심의 재판 상황을 분석하고, 법률 문서를 작성하거나 대응 법리를 제공하는 등의 변호사 직무를 수행했다고 판단했다.

변호사법은 대한변협에 등록하지 않고 변호사 직무를 수행한 변호사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권 전 대법관은 퇴직 후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았고, 2022년 10월에야 대한변협에 등록을 신청했다.

대한변협 측은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권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변호사 등록 신청 철회를 두 차례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후 같은 해 12월께 변호사 등록을 받아들였다.

검찰은 지난 4월 결심공판에서 "전직 대법관의 변호사법 위반 범행으로 사안이 가볍지 않다"며 권 전 대법관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권 전 대법관 측은 "사법경찰관이 1차 수사권을 가지고 수사를 진행한 사건을 검사에게 이송한 것은 법령상 근거 없고 형사소송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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