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아빠가 화났어요'…교권침해 참교육? 현실은 달랐다

기사등록 2026/06/10 10:59:25 최종수정 2026/06/10 11:56:24

교육청이 악성 민원인 학부모 2명 고발했으나 무혐의

경찰, 학부모의 고의성 입증 어렵고 정당한 권리 주장

학부모·교육청 고소·고발 악순환은 모두가 불행한 결론


[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교권보호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참교육에서 교권보호 감독관은 반복적인 악성 민원때문에 자살까지 시도하는 초등학교 교사 '최지선'을 대신해 문제의 학부모를 응징한다.

현실은 어떨까. 학부모들은 권리 주장을 앞세워 여전히 교사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있다. 무력감에 위축된 일선 교사들은 현실이 드라마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달 경찰로부터 통지서 두 통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교사를 대신해 공무집행방해와 무고 혐의로 학부모 2명을 대리 고발한 데 대한 '혐의없음(불송치)' 처분 통지서다.

광주교육청은 담임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악의적으로 방해한 학부모들로 인해 교사가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대리고발의 법적 근거는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다.

사건은 학생 생활지도에 대한 불신과 학생·학부모가 충분한 소명 기회를 받지 못했다는 불만에서 시작됐다.

30대 초반 초등학교 6학년 여성 담임교사 A씨는 학생 생활지도를 이유로 지난 2024년 5월부터 학부모로부터 민원 제기와 행정심판, 고소를 당해 1년 가까이 고통을 겪었다.

해당 학생은 수차례 폭언을 하고 교과서를 바닥에 던지는 등 폭력적인 행위를 했다고 A교사는 말했다. 교권보호위원회는 학생의 행동을 교육활동 침해로 판단하고 학급 교체와 특별교육 이수, 학부모에게도 특별교육 이수 조치 징계를 했다.

이후 학부모는 징계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제기하고, 교육청 학생인권 구제위원회에도 학습권 침해 및 인권침해로 A교사를 신고했다. 학부모의 주장은 모두 기각됐다.

학부모의 민원 제기는 이어졌다. 징계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채 전남지역으로 자녀를 전학시켰다가 3개월여 만에 다시 같은 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A교사를 직권남용 및 감금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A교사의 생활지도가 정당하다고 보고 6개월여 만에 혐의없음 처분했다.

A교사는 1년여 동안 민원에 시달리고 경찰 조사에 대응하느라 신경쇠약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이었던 B교사도 '교수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이들 욕을 따라했다. 학생이 물을 마시고 싶다고 했는데 기다리라고 했다'는 등의 이유(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했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전인교육을 담당해야 할 공교육 현장에서 학부모와 교육청의 고소·고발은 모두가 행복하지 않은 결론으로 치닫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참교육의 현실감 있는 묘사를 보며 실제 교사들은 공감과 씁쓸함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최지선 교사 "무혐의 결정나면 그 때는 어쩌시려고요"
 
학부모 "그럼 사과해야죠 뭐. 그게 끝이에요. 법이 그렇거든요"
이 대화는 교권보호 감독관이 해당 학부모를 아동학대로 고소하며 응징하는 하는 장면에서도 대사와 역할이 바뀐 채 등장한다.

주인공 나화진 교권보호 감독관은 피해 교사를 대변했다. "밀림에 혼자 서있는 기분이었을 겁니다. 사방에서 지켜보고 있고, 언제든지 물어뜯을 준비가 돼 있는 곳에서, 도와줄 사람도 무기도 없이…"

드라마에서는 악성 민원인 학부모가 기소돼 법정에 서지만, 현실에서 경찰은 학부모의 고소와 민원 제기가 정당한 권리행사라며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교사가 생활지도로 고소당하는 현실을 드라마는 이렇게 표현했다.
"아니 경찰은 이걸 왜 조사하는 겁니까.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당한 생활지도를?"
"신고가 들어왔으니까요. 경찰도 조사를 해야지"
"딱 봐도 억지인데 이게 신고가 됩니까?"
"아동학대는 의심만으로도 신고가 돼요"
다시 현실로 돌아와 A교사는 학부모가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실망스럽지만 이미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A교사는 올해 3월 서울로 근무지를 옮겼다.

교육계는 참교육의 교권보호국 같은 무지막지한 권한은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사법 시스템을 악용해 교사를 괴롭히는 것을 막고, 교사와 학부모가 상호 존중되는 사회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A교사는 지난해 9월 심적 고통을 호소하며 "교사들은 정말 학생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버티고 있다. 아동학대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악용하는 사례가 너무 많다. 제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교육청 관계자는 "교사를 신뢰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 문화는 결국 교육 붕괴로 이어진다"며 "사법제도를 개선하는 것 못지 않게 교권과 학생인권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화진 감독관은 호소했다. "아이가 어떤 어른으로 크기를 바랍니까. 잘못을 해놓고도 사과하지 않는 어른, 친구 동료도 없이 외롭게 혼자 사는 어른,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남의 인생 따위는 하찮게 여기는 어른… 선생님을 믿어주세요"

현실에서는 없을 법 하지만 드라마 마지막에 교육부 장관은 교육 시스템 부재로 고통받는 교사들에게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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