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후 택시 탑승해 입술 부위 강제추행
檢 "피해자 진술 신빙성 없다…착각했을 수도"
헌재 "피해자 진술 구체적…오인, 착각 어렵다"
10일 관보에 따르면 헌재는 최근 피해자 A씨가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B씨에 대한 수원지검 여주지청의 불기소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기혼 남성인 B씨는 2024년 6월 직장 동료인 A씨와 술을 마신 뒤 택시에 함께 탑승해 목을 끌어당기고 입술 부위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전날 기혼 남성인 B씨는 미혼 여성인 A씨, 지인들과 회사 기숙사 인근에서 술을 마시다 자리를 옮겨 이튿날 새벽까지 단둘이 자리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B씨는 A씨와 대화 중 자신의 바지 중요 부위 부분을 손으로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 때부터 성적 수치심을 느껴 대화를 녹음하기 시작했다.
그 후 A씨는 혼자 택시를 타고 귀가하려 했으나, B씨는 목적지와 다름에도 함께 타고 가다가 5분 뒤 A씨가 내리자 함께 내려 따로 귀가했다고 한다.
A씨는 당일 오전 11시께 경찰서에 출석해 진술서를 제출하며 B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신고했다. B씨는 이후 A씨와 통화에서 사과하며 '당시 상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택시기사 연락처를 요구한 A씨의 요청은 거부했고, 경찰에서는 '택시에서 잠든 기억이 나며 강제추행을 확실히 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고 한다.
경찰은 A씨 진술 신빙성을 인정해 B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2024년 11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당시 A씨가 상당히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며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순간 잠결에 있었던 것으로 보여 기억이 정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B씨가 바지에 손을 댄 행위를 한 점을 두고 "A씨 의식에 영향을 끼쳐 술에 취해 잠이 든 와중 강제추행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오인하거나 착각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평가했다.
A씨는 이에 평등권과 재판절차 진술권을 침해 당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2월 헌재의 문을 두드렸다.
헌재는 A씨 손을 들어줬다. 술에 취했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볼 수 없고, 혐의를 부인하는 B씨의 진술은 모순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A씨가 택시에서 하차 후 지인들에게 바로 알린 점, 녹음을 한 점 등을 언급하며 "술을 상당히 마신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강제추행 사실을 착각 내지 오인할 정도로 만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어 "피의사실의 핵심적인 부분에 대한 A씨의 진술은 일관되고 구체적"이라며 "입술은 매우 민감한 신체부위여서 오인하거나 착각할 수 있는 종류의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B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변명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검찰은 면밀히 살피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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