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아니냐"…송파 개표소 시위서 발길질·주먹질 몸싸움(종합)

기사등록 2026/06/09 17:20:55

오전 3시45분 기준 시위대 2000여명 집결

2030 청년에서 중장년으로 주축 세력 변화

출입 통제에 입주 스포츠 협회들은 발 동동

대진연 의혹에 몸싸움…여성 1명 귀가조치

[서울=뉴시스] 신유림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1-4게이트 앞에서 중국어로 적힌 학습지가 발견됐다. 2026.06.09. spicy@newsis.com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를 닷새째 봉쇄 중인 시위 현장에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관계자로 의심받은 여성을 둘러싼 실랑이가 폭행으로 번졌다.

9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소동은 이날 오후 2시20분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1-4번 게이트 인근에서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한 중년 여성이 "중국에서 내려온 암호문이 발견됐다"고 주장하며 중국어가 적힌 A4 용지를 꺼내 보였다.

문서를 본 참가자들은 "챗GPT로 해석해봐라", "암호문 아니냐", "간첩은 물러가라" 등을 외치며 술렁이기 시작했다.

잠시 뒤 이번에는 30대 여성을 향해 "대진연(한국대학생진보연합)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수십명이 여성 주변으로 몰려 들어 "대진연 물러가라", "신분증 보여달라"고 외쳤다.
[서울=뉴시스] 신유림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1-4게이트 인근에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으로 의심받던 여성이 시위대와 몸싸움을 벌인 뒤 분리 조치되고 있다. 2026.06.09. spicy@newsis.com

시위대는 해당 여성이 대진연 관계자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날에도 현장을 찾았다가 참가자들에게 얼굴이 알려졌고 이날 다시 나타난 것을 누군가 알아본 것"이라고 말했다.

실랑이가 이어지던 중 해당 여성은 자신을 둘러싸고 항의하던 참가자들을 향해 발길질과 주먹질을 하는 등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3명이 폭행 피해를 입었다. 이 중 남성 1명은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고, 또 다른 피해자 50대 남성 1명은 처벌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관련자들의 인적사항과 진술을 확보한 뒤 여성을 귀가 조치했다. 현재 사건이 접수는 상태는 아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설치된 개표소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6.09. jhope@newsis.com

오후 3시45분 기준 핸드볼경기장 일대에는 경찰의 비공식 추산 시위 참가자 2000여명이 집결한 상태다.

이날 시위 현장은 오전 한동안 한산한 듯했으나 분위기는 더욱 예민해진 모습이다.

시위 참가자 구성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주말까지는 20~30대 청년층이 주축을 이뤘다면 전날부터는 중장년층과 노년층 참가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구호 또한 이전의 '재선거' 요구에서 '부정선거 재선거'로 바뀐 상태다.

현장 곳곳에서는 강경 보수파가 주로 사용하는 구호인 'MAGA WITH ROK(대한민국과 함께하는 MAGA)', 'Stop the Steal(표 도둑질을 멈추라)', '이재명 재판 속개하라', '힘내라 윤석열' 등이 적힌 손팻말도 눈에 띄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가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설치된 개표소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6.09. jhope@newsis.com

이날 오전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와 전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도 현장을 찾았다. 황 대표는 출입구 인근을 돌며 밤샘 농성 중인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눴고, 전씨는 '재선거' 문구를 직접 적은 흰색 티셔츠를 입고 태극기와 손팻말을 든 채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경기장 봉쇄로 인해 내부에 사무실을 둔 스포츠 협회들은 극심한 업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대한세팍타크로협회와 대한수중핀수영협회,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 관계자들은 경기장 내 사무실에 있는 업무용 물품과 자료를 챙기기 위해 핸드볼경기장을 찾았으나, 경찰과의 협의 끝에도 별다른 답을 듣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대한세팍타크로협회 관계자는 "하루이틀은 괜찮지만 오래 가면 생계에 지장이 생긴다"며 "금요일에도 창문으로 겨우 나왔는데 언제까지 이래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OTP나 USB라도 가져올 수 있으면 좋겠다"며 "국가대표 코치들 수당도 지급해야 하는데 사무실에 들어갈 수 없어 업무를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설치된 개표소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6.09. jhope@newsis.com

특히 급여일인 10일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급여 지급 업무가 중단됐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만 급하게 나오느라 필요한 자료와 장비를 모두 두고 나왔다"며 "내일이 급여일인데 급여 지급도 어려울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한수중핀수영협회 역시 오는 22일 인천에서 개막하는 '제24회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 준비에 비상이 걸렸다. 대회를 앞두고 사무실 내 PC와 필수 자료를 확보해야 하지만, 경기장 진입이 불가능해 대회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전날 발생한 핸드볼 여자 주니어 국가대표 선수단의 소지품 검사 소동 등으로 경기장 출입은 더욱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경찰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기동대 350여명을 투입해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설치된 개표소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6.09. jhop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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