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서 유일하게 무소속 당선
[단양=뉴시스] 이병찬 기자 = "내세울 것이 이름뿐인 무소속 출마, 두 번 다시 못 하겠네요…3배는 힘들어요."
충북 지방의원 선거에서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당선한 김영길 단양군의원은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당선했던 4년 전 선거를 회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6·3지방선거 충북도의원과 11개 시·군의원 부문 당선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무소속 후보는 김 군의원뿐이다. 단양군의원 선거 지역구에 무소속 후보가 2명 더 있었지만 모두 낙선했다. 충북 48개 기초의원 선거구에 도전장을 던졌던 무소속 후보는 22명이었다.
16.08%를 득표한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각각 공천한 가번 후보들에 이어 3위에 오르며 당선했다. 국민의힘이 나번과 다번에 공천한 후보들을 제치고 재선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18년 동안 국민의힘에 몸담았던 김 군의원 역시 이번 선거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뚜렷한 이유 없이 컷오프되는 수모를 겪었다. 경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그는 무소속 출마를 결행했다.
기호 7번을 받아 나선 선거판에서 김 군의원 예상하지 못한 정당의 벽을 느껴야 했다. 농촌마을에서 두 손을 들고 그를 환대하던 노인 유권자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하고도 정작 투표소에서는 기호 1~2번을 찍는 일이 많았다.
정당 공천을 받지 못한 '문제 있는 후보'라는 근거 없는 눈총도 극복해야 했다. 실제로 2024년 첫 출마 때 240표가 나왔던 한 농촌마을에서 이번에는 64표를 얻었다.
김 군의원 10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공천을 받았다면 300표 이상은 나왔을 것"이라며 "앞에서는 지지를 굳게 약속을 하지만, (투표용지에)이름 석 자뿐인 무소속은 표로 연결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국민의힘에서 공천 배제당한 후 김 군의원은 보라색 선거운동 복장을 차려입고 거리로 나섰다. 자신의 선거 운동 기간이 100일에 가까웠다는 그는 정당 공천 후보들보다 3배 이상 뛰어다녀야 했다.
만화 캐릭터 보라돌이 복장을 하고 아버지의 선거운동을 도운 두 아들이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두 아들도 아버지를 따라 오전 5시에 일어나 오후 10~11시까지 '무소속 김영길'을 외쳤다.
그는 지방선거 정당 공천제를 폐지해 모든 후보에게 같은 조건이 주어지지 않는 한 다시는 무소속 출마를 하지 않을 생각이다.
김 군의원은 "정당공천제 폐지에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그런 제도를 유지하는 한, 앞으로 무소속 출마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민선 9기 단양군의회는 국민의힘 4명, 민주당 2명, 무소속 1명으로 재편했다. 충북 유일 무소속 기초의원으로 등극하자 국민의힘 측은 그에게 복당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군의원은 "지지자들과 도와준 분들 덕분에 무소속으로 선거를 완주할 수 있었다"며 "그분들의 의견을 들어 거취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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