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조용한 생일…트럼프 전국 주목
두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 선명하게 드러나
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이 가족 중심의 조용한 기념식을 택했다면, 트럼프는 수천 명이 지켜보는 대형 UFC 행사로 자신의 생일을 기념할 예정이다.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 기록을 차례로 세운 두 사람은 지난 10여 년간 미국 정치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들이 80세라는 상징적 이정표를 맞이하는 방식 역시 각자의 정치적 성향과 대중을 대하는 태도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2년 11월 80세 생일을 백악관에서 가족들과 함께하는 브런치로 조용히 보냈다. 손녀 결혼식과 추수감사절 연휴 사이에 열린 행사였으며, 별도의 대규모 공개 이벤트나 전국 생중계 행사는 없었다.
당시 바이든은 재선 도전을 앞두고 고령 논란에 직면해 있었다. 그는 오랜 공직 경험과 판단력, 가족적 가치를 강조하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 능력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바이든은 생일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내 나이가 몇 살인지 말할 수조차 없다. 입 밖으로 꺼낼 수가 없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4일 80세 생일을 맞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설치된 임시 경기장에서 열리는 UFC 대회를 관람할 예정이다. 행사에는 수천 명의 관중이 참석하고 전국적으로 생중계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은 이 행사를 'UFC 프리덤 250'으로 소개하며 미국 건국 기념 행사와 국기의 날을 기념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 대변인 앨리슨 슈스터는 성명을 통해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리는 UFC 프리덤 250 경기는 미국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밤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적 기념일을 자신의 정치적 이미지 강화에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 역시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행사처럼 운영됐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차이가 두 사람의 정치 철학과 성격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피터 로지 조지워싱턴대 정치커뮤니케이션 교수는 "바이든은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중요한 생일을 누구와 함께 보내고 싶은지를 보여주려 했다"며 "반면 트럼프는 가장 트럼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이든은 수십 년간 공직 생활을 하면서 생일을 가족 중심의 사적인 행사로 보내는 경향을 유지해 왔다. 반면 트럼프는 사업가 시절부터 자신의 생일을 지위와 영향력을 과시하는 공개 행사로 활용해 왔다.
두 사람의 차이는 나이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나타난다. 바이든은 재임 기간 내내 고령 논란을 의식하며 나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 노력했다. 반면 트럼프는 자신의 나이를 정치적 약점으로 여기기보다 경험과 영향력의 상징으로 활용해 왔다.
특히 트럼프는 2024년 대선 과정과 백악관 복귀 이후에도 바이든의 인지 능력을 지속적으로 문제 삼으며 고령 문제를 정치적 공격 수단으로 활용했다.
결국 두 대통령의 상반된 생일 풍경은 단순한 개인적 취향의 차이를 넘어 미국 정치 문화의 변화를 상징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사 조인트 쿠마르 타우슨대 정치학 명예교수는 "어떤 면에서는 두 사람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바이든은 조용하고 차분한 방식을 선호하는 반면, 트럼프는 공개적인 행사와 대중의 관심을 즐기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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