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주가누르기' 정조준…코스피 두 배 뛰어도 70%는 저평가

기사등록 2026/06/08 11:12:09 최종수정 2026/06/08 11:58:24

코스피 PBR 1배 미만 비중 연초 68.2%→68.7%

'주가누르기 방지법' 등 후속 자본시장 개혁 주목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인탑스의 '주가 누르기' 의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자본시장 개혁을 예고한 가운데 코스피 상장사 10곳 중 7곳은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저평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5일 기준 8160.59로, 연초(1월2일·4309.63)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코스피 PBR 역시 지난 5일 종가 기준 2.50배로, 연초(1.38배) 대비 큰 폭 상승했다. 하지만 코스피 종목 중 PBR 1배 미만 종목 비중은 연초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BPS)으로 나눈 지표다. 통상 PBR 1배 미만은 기업 가치가 순자산 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평가 상태로 해석된다.

지난 5일 기준 PBR 산출이 가능한 코스피 종목 805개 중 PBR 1배 미만 종목은 549개로, 68.20%를 차지했다.

미국 기술주 폭락으로 코스피가 '블랙 먼데이'를 겪은 8일 오전 10시 기준으로는 PBR 산출이 가능한 코스피 종목 805개 중 553개 종목이 PBR 1배 미만으로, 68.70%를 나타냈다.

이는 연초(1월2일 종가) 68.23%보다 오히려 0.4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코스피가 연초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했음에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대형주 쏠림현상이 이어지며 금융·지주·내수주 등 전통적인 저PBR 종목군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지적이다.

KRX지수별 PBR을 살펴보면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업종의 밸류에이션 상승이 두드러졌다.

KRX 반도체 지수의 PBR은 연초 3.39배에서 지난 5일 7.44배로 두 배 이상 뛰었고, KRX 정보기술 지수도 2.47배에서 6.16배로 급등했다. KRX 100 역시 같은 기간 1.61배에서 3.17배로 상승했다.

반면 전통적인 저PBR 업종은 여전히 1배를 밑돌았다.

KRX 은행 지수의 PBR은 연초 0.65배에서 0.79배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1배를 넘지 못했고, 보험(0.66→0.78배), 운송(0.70→0.72배), 유틸리티(0.54→0.57배), 철강(0.55→0.52배) 등도 저평가 구간에 머물렀다. KRX 300 금융 지수 역시 0.73배에서 0.96배로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규모별 양극화도 심화됐다. KRX 중대형 TMI의 PBR은 연초 1.53배에서 2.89배로 급등한 반면, KRX 소형 TMI는 0.95배에서 0.87배로, 초소형 TMI는 0.74배에서 0.69배로 오히려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랠리가 이어지는 동안 중소형주와 전통 가치주는 상승 흐름에서 소외됐다는 분석이다.

개별 종목 간 격차도 커졌다.

연초 PBR 2.20배였던 SK하이닉스는 8일 오전 10시 기준 11.48배로 5배 이상 뛰었고, 삼성전자도 1.03배에서 4.79배로 상승했다. 한미반도체는 14.83배에서 36.96배로, HD현대일렉트릭은 13.98배에서 15.52배로 높아졌다. AI와 반도체, 전력기기 관련 종목에 투자자 자금이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금융·지주·전통 제조업종은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신한지주는 연초 PBR 0.46배에서 0.85배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1배를 밑돌았고, 우리금융지주는 0.36배에서 0.61배, 하나금융지주는 0.42배에서 0.73배에 머물렀다. 현대차도 0.60배에서 1.47배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주요 성장주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저평가 종목군 구성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연초 PBR 0.22배였던 롯데지주는 0.31배, 0.29배였던 신세계는 1.19배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상당수 지주사와 유통주는 순자산 가치에 못 미치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케미칼(0.16→0.25배), 한국가스공사(0.30→0.28배), 지역난방공사(0.22→0.33배) 등 자산가치가 높은 종목들도 저평가 구간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저PBR 기업에 대한 추가 개혁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오전 자신의 X에 코스닥 상장사 인탑스의 교환사채(EB) 발행 구조를 둘러싼 '주가 누르기' 의혹을 지적하며 "이런 것이 주가 조작 아닌가요?"라고 언급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저평가를 유발하는 지배구조와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주가누르기 방지법 등 후속 입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 상승은 반도체와 AI 관련 대형주가 주도한 결과로 시장 전체의 기업가치 재평가는 미진했다"며 "주가누르기 방지법 등 후속 제도 개혁이 본격화될 경우 그동안 저평가 상태에 머물렀던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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