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한은, 멜라트은행에 이자손실액 100억 배상"
한은 불복해 항소…法, 강제집행정지 신청 인용
멜라트 "이자손실액 1000억원"…규모 커질 수도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한국은행이 이란 멜라트은행에 자금조정예금 거래 중단 관련 이자손실액 100억원을 지급하라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법원은 한은이 멜라트은행에 손해배상금 100억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나, 멜라트은행이 손해액 전부를 청구하게 되면 최종 배상 규모가 1000억원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부장판사 최종진)는 지난달 28일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이 한은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한은은 지난 2일 1심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같은 날 100억원 배상금 집행을 멈춰달라며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냈고, 법원은 5일 이를 받아들였다.
멜라트은행은 한은과 자금조정예금거래약정을 체결한 후 자금조정예금을 한은에 예치하고 있었다. 자금조정예금은 금융기관이 자금 수급 조정을 위해 한은에 일시적으로 여유자금을 예치하는 예금이다.
하지만 한은은 2019년 6월 12일 멜라트은행이 다른 금융기관과의 거래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자금조정예금거래를 정지했다.
이에 멜라트은행은 이자 손실액이 1000억원에 이르렀다며 2024년 12월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또한 한은은 "멜라트은행이 특별제재대상자(SDN)로 지정되었음에도 거래를 계속할 경우 미국으로부터 2차적 제재를 받을 위험에 처할 수 있으므로 신의칙상 약정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멜라트은행은 2018년 10월 16일 미국의 이란금융제재규정 등에 근거한 SDN 명단에 등재됐다. 당시 한은은 멜라트은행 측에 거래 중단을 요청했고, 멜라트은행이 한은에 관련 공문을 보냈지만 공식 답변을 못 받자 거래를 재개했다. 이후 약 7개월 동안 자금조정예금거래가 지속됐다.
1심 재판부는 한은이 다른 금융기관과 거래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멜라트은행의 자금조정예금거래 정지를 했다가, 이번 소송이 시작되고 나서 SDN 지정 위험성을 부각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한은은 이 사건 자금조정예금거래 정지 조치를 할 당시까지도 멜라트은행과 거래를 계속할 경우 2차 제재를 받을 위험성이 구체화 또는 현실화됐다고 평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금융기관예금규정, 취급세칙, 취급절차, 약정은 정지 조치 근거가 될 수 없고, 정지 조치 사유나 근거 규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정지 조치는 약정에 따른 한은의 의무를 불이행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에는 멜라트은행이 자금조정예금거래를 계속했다면 한은으로부터 받을 수 있었던 이자는 총 1054억여원에 달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멜라트은행이 남은 이자에 대해 추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면 한은의 배상 규모는 10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멜라트은행은 공시를 통해 "손해액 1514억원 중 일부청구 금액 100억원에 대해 지급 결정을 받았다"며 "최종 승소해 손해액 전부를 청구하게 되면 1100억원 이상의 수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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