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이어진 영·모리셔스 영토 분쟁, 미국 개입으로 새 국면
백악관 고위 관리들, 영국 우회한 직접 통제권 확보안 수립
美행정부 관계자 "인도양 내 전략적 위치, 미 국가 안보 핵심축"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관리들은 영국을 우회해 차고스제도의 통제권을 확보하는 자체 협상안 문건을 작성했다. 해당 문건에는 영국과 모리셔스 간 반환 합의를 대체하는 방안으로, 미국 정부가 직접 재원을 투입해 모리셔스 측과 매입 협상을 벌이는 계획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영국의 차고스제도 이양 협정이 인도양의 핵심 군사 거점을 넘겨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강하게 반발해 왔다. 미국의 압박 속에 영국 정부는 지난 4월 반환 합의 절차를 보류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텔레그래프에 "디에고가르시아 기지에 대한 통제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전략적 요충지에 적대 세력이 발판을 마련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 관계자도 디에고가르시아섬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인도양에서 디에고가르시아섬이 수행하는 정보·군수·작전 허브 기능은 미국 국가안보에 필수적"이라며, 기지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 영국과 정기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고스제도는 인도양 한가운데 위치한 군도다. 현재 영국령 인도양 지역에 속해 있으며, 이 가운데 디에고가르시아섬에는 미국과 영국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대규모 군사기지가 있다. 이 기지는 중동과 아프리카, 인도양을 연결하는 전략 거점으로 평가돼 왔다.
이후 모리셔스 정부가 제기한 소송에서 국제사법재판소(ICJ)는 2019년 영국이 차고스제도를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영국 정부는 2024년 10월 차고스제도 주권을 모리셔스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대신 디에고가르시아섬의 미·영 합동 군사기지는 99년간 임차해 계속 사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영국은 이 대가로 모리셔스에 매년 1억100만파운드(약 200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반환 합의에 제동을 걸고 직접 매입 방안까지 검토하면서 차고스제도를 둘러싼 영국, 미국, 모리셔스 간 안보 셈법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외신들은 "차고스제도 문제는 단순한 영토 반환 협상을 넘어 미국의 인도양 군사전략, 영국의 식민지배 책임, 모리셔스의 주권 회복, 차고스 주민들의 귀환권이 얽힌 복합적인 국제 현안으로 번지고 있다"며 "미국의 직접 매입 검토가 실제 협상으로 이어질 경우, 영국·모리셔스 간 반환 합의는 다시 중대한 변수를 맞게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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